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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g ho Lee Feb 10. 2017

"탈북자는 삼등 시민인가?"를 읽고

의식의 전환 없이 우리는 통일을 할 수 없다.

연 초에 밝힌 바와 같이 30권의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그렇게 읽으면서 중간중간 짧은 분량의 책을 양념 삼아서 같이 보고 있다. 그렇게 읽게 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오늘 쓰게 될 "탈북자는 삼등 시민인가"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평생 내가 공헌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통일"일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책이 연쇄 할인 마인 리디북스에 등장했을 때 망설임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주성하 기자는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2002년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로서 현재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북한 관련 정보 사이트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 고위급 관린들이 망명 형태로 탈북하는 것과 다르게 점차 많은 북한 사람들이 폐쇄적인 북한 공산주의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탈북하는 것을 볼 때 비약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통일에 대한 흐름이 현실화되어가는 듯해서 이러한 추세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보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단일민족국가'라는 이념을 지나치리만큼 강하게 의식하고 사는 한국은 아마도 그들에게 자본주의 외에 또 다른 하나의 장벽을 만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주성하 기자가 이 책을 쓴 이유 역시 같은 생각에서 시작한다. 자본주의의 경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북한 주민들은 생각보다 자본주의의 벽을 넘어서 빠르게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있었다. 2014년 기준으로 고용률은 51.7퍼센트를 넘어섰으며 평균 7~9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 월평균 2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거두고 있다. 


이런 소득이 물론 많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과거보다 더 우리 사회에 빠르게 더 적응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그들의 만족도이다. 10점 만점이 7.4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남한 사람들보다도 높은 수치가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잘 적응하고 있는 그들을 자근자근 짓밟아주는 것이 바로 한민족이라고 했던 우리이다. 우리는 이전부터 동남아시아인들을 우리보다 잘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시하기 일쑤였는데 이를 탈북인에게도 암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들 보다도 못한 '삼등 시민'으로 보는 것이 사실 현실이다. 주성하 기자 역시 이러한 부분을 통일시에 등장하게 될 주요 문제로 언급하고 있다.


저는 한국이 통일할 때 돈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품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무시만 당하던 사람들 중에서는 새롭게 나타난 탈북자를 무시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사실 빈부격차가 요즘처럼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유가 없는, 오직 생존이 이유가 되는 사회와 결부되어 더 격화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이 곳까지는 바라보고 있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전에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CSIC)에서 내놓은 Five Theories of Unification을 보았을 때도 Top Down Theory의 특성상 이러한 부분까지는 자세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CSIC에 내놓은 부분처럼 통일시 우리에게 부과될 비용은 무지막지하다. 그리고 독일의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 속에 놓인 새로운 이 문제에 우리가 겪게 될 고난 역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통일을 원하는 것은 혈연적인 문제를 넘어서 한국이 한 번 더 크게 발돋움하고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모멘텀으로서의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의 기저면에 있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통일을 해도 정신적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은, 또 다른 거대한 지역감정을 탄생시킬 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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