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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g ho Lee Nov 24. 2016

#1.인간다웠던 순간

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기쁘다.


어제와 다름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언제였던가, 무언가 흥미를 줄 것을 찾기 위해 두리번 두리번 거리던 내 눈은 저 그림에 머물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봐도 그라피티로 가득차 있던 이 거리에 하얀색을 가득 머금고 저 그림이 걸려있었다.


문득, 저 그림에 대한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도 저 거리를 걷고 있었다. 눈을 사로잡는 사다리가 있길래 무엇인가 했다. 사다리를 쫓아 끝을 보니 한 남자가 그림을 찢고 있었다. 그 때는 저 그림이 아니었다. 다른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저 그림이 붙어져있었다. 적갈색 가득한 벽돌과 오래된 양식이 가득한 이 곳에서 전혀 다른 느낌을 제공하는 저 그림이 계속 바뀔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은 나에게 작은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무언가 더 알게 되었다라는 뿌듯함을 던져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곳에 온지 벌써 5개월이 넘은 지금, 생각했던 것 보다 외로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이 무엇인지는 크게 느끼고 있다. 이 곳 영국에서 마가렛 대처 총리는 취임할 때 "더 이상 사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이 있고 가족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언급하였다. "모든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존재", 즉 책임화가 주류가 되고 강조되었다. 그 것이 바로 지금 영국의 모습이 되었다. 이는 한 발 더 나아가 사람이 하나의 인적자원으로 간주되게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한다.


이런 내용을 듣고 나서인지, 어제 저녁 숙소 옆, 아슬아슬하게 달려있는 선반에 머리를 부딪힌 순간, 문득 이 글을 쓰고싶었다. 아팠다. 하지만 아프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난 하나의 공간을 대가로 금전적 혜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셀 수 있는 자원이었을 것이다. 최소한의 자원과 최적의 구성으로 제공된 숙소는 앞서 느꼈던 저 그림에 대한 추억과 너무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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