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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g ho Lee Mar 17. 2017

글 쓰기의 단계

언제 글을 맛깔나게 써보나..

어느덧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는 용도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점차 읽는 이와의 교류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레 글쓰기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에 내가 밟아온 글 쓰기 단계와 나아가야 할 글쓰기 단계를 이 곳에 남겨놓는다. 


1. 옮겨 쓰기

 말 그대로 옮겨 쓰는 단계이다. 잘 쓰인 글 등을 보고 그대로 따라 써보도록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의미 없이 그냥 베껴 쓰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이를 쓰면서 반드시 몇 가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들이 있다.

 우선 글 전체 흐름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이 글을 통해서 무엇을 전달하는지 파악하면서 이 글이 어떤 의도로 작성되었는지 읽는다. 왜 이 사람이 이 것을 첫 문장으로 작성했는지, 왜 그다음 문장은 이 것인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가장 첫 문장 쓰는 것이 어렵다. 그런 부분에 대한 지식을 이를 통해 익힐 수 있다. 이 방법은 개인적으로 외국어를 배울 때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코리안 헤럴드 인턴의 영어 글쓰기 공부 방법 등으로도 소개가 된 바 있으며 "플루언트"의 조승연 씨나 "서른,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다"의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방법은 외국어의 형성 배경에 영향을 미친 문화 등의 다양한 요소를 습득하기에 매우 좋았다.


2. 요약해서 쓰기

 이 방법은 여러 개의 신문 기사를 한 데 요약하는 것이다. 옮겨 쓰기에 대한 속도가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면 동일한 사안의 여러 신문 기사를 읽음으로써 기사 간 의견을 모아서 하나의 공통적인 트렌드나 의견을 찾아낸다. 아울러 기사 별 기자들이 다르다면 기자들 간의 의견 차이를 찾아낸다. 흔히 말하는 메타인지를 직장인의 입장에서 연습하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할 수 있는 글쓰기 단계였다. 개인적인 생각과 그 깊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3. 요약 후, 이에 대한 의견을 덧붙여 쓰기

 앞 단계에서 내 생각을 직접 밝히는 단계이다. 책 리뷰가 이 단계에 속한다 

 책 리뷰가 부담스럽다면 단순히 신문 기사 등을 요약해서 글 말미에, "귀추가 주목된다는 등..",  기사 전체에 전제되어 있는 배경을 소개하는 등, 가볍게 자신의 생각을 언급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기반으로 다양한 관점의 글을 논점의 보충 차원에서 요약해서 넣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 글의 대한 명확한 논리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슬슬 자신만의 시야가 나타나고 문체가 보이기 시작하며 고쳐야 하는 부분이 명확히 보이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계가 가장 넘기 어려운 단계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해박한 지식과 글의 구조에 대해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4. 완전히 새롭게 쓰기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작가의 단계이다. 누적된 지식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기반으로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쓴다. 여기서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이란 내 생각이 오롯이 녹여져 있고, 내 의도를 정확히 반영한 글을 말한다.

 이러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관찰과, 상상, 그리고 질문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소재를 찾고 그 소재를 구체화시킬 때까지 그 소재에 대해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작가들이나 만화가들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그 많은 소재를 생각해낼까, 그리고 그 소재를 전달하기 위한 구조를 어떻게 저렇게 잘 만들어낼까? 


이렇게 단계를 나누어 설명을 나눠놓았지마 어느 한 단계를 지나면 그 전 단계가 아예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넓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정말 내가 생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고 나서 보니 자연스레 마음에 다시금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글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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