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행복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삶은 새로운 의미로 가득 찹니다. 특히, 예정일보다 이르게 태어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23일을 보낸 우리 아이의 성장은 매 순간이 기적이었습니다.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우리에게는 큰 감동이었고,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아내의 산후조리원 생활이 끝이 나고 아이와 집으로 돌아온 첫날, 아이가 처음 대변을 보던 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조리원에서는 시간 맞춰서 응가를 잘하던 아이가 집에 와서 엄마 아빠랑 지내고 있는 게 낯설었는지 응가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조리원과 유튜브를 보고 배운 배 마사지를 30여 분간 정성껏 했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불러주던 '엄마 손은 약~손, OO배는 똥~배"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계속 아이의 배를 만져주고 또 만져주었습니다. 마침내 아이가 응가를 했고 그 순간 제 기분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연장전에서 헤더 득점을 성공한 안정환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고작 대변을 봤을 뿐인데 아이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었다는 만족감은 이룰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아이가 처음 뒤집기에 성공했던 날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며칠 동안 뒤집으려고 시도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휙 뒤집었던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옆에서 직관했던 건 자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인도 놀라고 저도 아내도 놀라고 그 이후 우리 가족에게 번진 뿌듯한 미소와 성취감은 집안에 가득했고 그 감정의 공유는 우리 가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이러한 아이의 성장은 단순한 신체적 발달을 넘어,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삶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집 안 곳곳을 탐험하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과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육아는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직, 혼자서 뭘 할 수 없는 아이이기에 부모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자라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시간과 애정은 반드시 아이의 몸짓과 행위로 돌아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시간들도 있었고, 아이의 울음에 심장이 내려앉기도 했고, 나의 작은 실수로 아이가 아파할 때는 애간장이 녹아내릴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아이는 언제나 웃음으로 화답하거나 새로운 동작들을 선보이면서 아빠와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육아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고 실수해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동작들을 익혀나가는 모습은 마치 게임 속의 캐릭터가 레벨업하는 것보다 훨씬 짜릿하고 육아에 필요한 미션들을 수행하는 건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레벨업을 할 때보다 훨씬 큰 성취감을 줍니다. 아이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낯선 사람을 구별하며, 부모를 보고 웃는 그 모든 순간들이 우리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이의 환한 미소를 마주하는 것만큼 피로를 잊게 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피곤함을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단순한 관찰이 아닙니다. 그것은 부모로서의 책임과 사랑을 깊이 느끼는 과정이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여정입니다. 아이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그 여정에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