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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현 Dec 31. 2018

너를 사랑하는 일은 당연한 거였는데

연애편지 #12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뭐였든간에

네가 없어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어

그래, 시간은 흘렀고 어떻게든 살아왔어

누군가와 연애도 하고 이별도 해봤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되면

너와 했던 사랑도 사실 별거 아닐거라고

흔한 사랑노래의 그런 보통의 마음일거라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하는 그런 연애였다고


잊혀지고 지워지면서 괜찮아질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믿고 싶었어.

그런 기대를 하면서 견뎠었어.


나는 이제 잘 모르겠어, 아무리 헤메고 찾아봐도

내게 너같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

끊임없이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누군가를 사랑해보려고 애를 써도

그게 잘 안돼, 사랑이 안돼.


너를 사랑하는 일은 너무 당연한 거였는데

왜 다른 사람에겐 그럴 수가 없는 걸까,

너를 사랑했던 마음을 두고 비교해보니

누군가를 아꼈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왜 그렇게 보잘것 없이 느껴지는지


내가 다른 사랑을 찾아 헤메고 떠도는 동안

넌 내가 없는 곳에서 내가 없는 행복을 찾았을텐데

난 다른 사랑을 찾지 못했고

넌 상처만 가득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어

너를 마주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져버렸어.

그렇게 아픈 얼굴로 나를 바라보면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

내가 해온 다짐, 각오, 희망들이 다 사라져버렸어.

이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겠다고

이젠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외면했을 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정말 아무것도.


너의 웃음, 너의 목소리, 너의 행동, 말투, 눈물, 손길.

모든 게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익숙하기만 해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조차 기억이 안나

너없이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모르겠어.


나는 정말로 너의 행복을 바랬었는데

우리 헤어지며 서로의 행복을 바랬을텐데

우리 둘 누구 하나라도 행복하긴 했을까


어떻게든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가 너의 아픔을 덜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

네 곁으로 돌아가는 게 내가 불행해지는 일이라 해도 네가 나로 인해 행복하다면 네 옆에 있고 싶어

나는 네가 없는 것만으로 불행하다는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차라리 네 옆에서 아파하고 울고 싶어, 더이상 혼자 울고 싶지 않아. 널 만나지 못하는 공허한 시간보다 차라리 그게 나아.

난 네가 있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걸.


그러니 내가 필요하다고 말해줘,

나는 너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없어.

너 말고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가 없어.





/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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