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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현 Jan 08. 2019

지난 밤 꿈

연애편지 #19


화를 내지도 않았고 웃지도 않았어.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있었을 뿐.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러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사랑이 전부이던 우리의 어느 시절은

하염없이 남아도는 시간과

나아질 거란 기대가 없는 가난

불투명한 미래와 모든 방황

그리고

혼자인 것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함이 있어서 였어.


지금은 사랑이 전부가 아니잖아,

하루가 짧고 할일이 많아

울 일보다 웃을 일이 더 많아.

책임도 약속도 지켜야만 해.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더 나은 나로 사는 게 나아.


사랑에 너무 애를 쓰며 살았던지

너를 너무 사랑했던 탓인지

마음이 너덜너덜해졌어.

낡아빠진 감정으로 뭘 더 애쓸까.

사랑하지말고 그냥 둬.


꿈에서 깨기 직전에 하려다가 못한 말은 이거였어



날 좀 혼자 내버려둘래,




그렇게 잠에서 깨보니 울고 있더라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할 일이 많아,

내일은 행복하고 따뜻한 글을 쓸거야.

오늘 밤 꿈엔 나오지 말아줄래,





/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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