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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이모 Jun 18. 2023

귀가 멍멍해

-콘서트

"이번 주말, 서울 시내 곳곳에서 각종 행사로 혼잡이 예상됩니다"

라는 뉴스가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


오늘 열리는 콘서트 티켓 두 장이 어느새 내 손에 들려있었다.

이 티켓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 방문의해를 맞아 롯데면세점에서 여는 롯데면세점 패밀리콘서트(32회) 티켓이다. 한국방문의 해는 2023-2024인데 어떻게 이 콘서트가 그걸 기념하면서 32회인지는 모르겠다. 여튼 이 티켓은 처음엔 시이모님(시어머니의 여동생) 손에 있었다. 이모는 그 티켓에 나온 날짜에 콘서트를 가지 못하게 되자 이를 언니(시어머니)에게 주셨다.

그러다가 우연히 연수에게 콘서트에 올 가수 라인업을 말씀하셨고 연수는 몇 아는 가수들에 반응했다. 그렇게 티켓은 연수에게 갔다. 그리고 그녀는 동행자로 엄마를 꼽은 것이다.


체조경기장을 찾아 종합운동장역에 내렸으나 체조경기장은 거기가 아니었다. 우린 다시 버스를 타고 올림픽 공원역으로 갔다. 올림픽 공원은 컸다. 꼭 가보셔야 한다, 정말 컸다. 안쪽으로 한참 걸어가서 만난 올림픽홀에서는 펭수팬미팅 오신 분들이 줄을 섰다. 더 걸어가서 만난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마마무 팬들이 돗자리를 펴고 있었다. 그 옆에 체조경기장이 있었다.


너무나 덥고 지쳐서 재정비 겸 미리 입장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공연장 겸 경기장은 너무 시원했기 때문에 다시 공원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코로나가 끝나고 콘서트를 가보지 못했다면 꼭 가보시길 권한다. 오늘은 그 가수들의 단독콘서트가 아니었음에도 그들은 신나보였다. 노랫소리가 크게 그 공간을 메웠다. 어느새 매우 매우 선배가수 반열에 오른 거미와 성시경의 목소리를 들으며, 저렇게 내 일을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잘했을 때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찬사받는 일은 없지만, 내 일을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을 잘해서 동료라도, 내가 쓴 서류를 보는 그 누구라도 한명쯤은 감동시키고 싶단 생각이 들만큼-콘서트가 좋았다. (내가 회사생각을 하는 것은 성격 때문이며, 아주 찰나 스쳐간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거미언니는 진짜 짱이었고 '숨소리 조차 음악'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콘서트는 진짜 좋았는데 어떻게 왜 좋았는지 길게 쓸 수가 없다.

1. 성시경님이 호구조사를 하셨을때("오늘 오신분들 중에 10대 한번 소리질러 볼까요?""20대는 어디계세요" 등등) 30대 소리지르는 타임에서 40대 언니들에게 지고싶지 않아 과한 비명을 질렀다.

2. 종합운동장을 들르고 헤매이다가 마라탕 먹을 때 낮온도가 30도였다.

3. 집떠난지 8시간만에 공연이 끝났는데 체조경기장에서 나오는 방향을 잘못잡아서 아까 출구보다 훨씬 길게 공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4. 마지막 가수가 크러쉬였는데, 그가이렇게 에너지 넘치게 공연하는 줄 미처 몰랐다.


등의 이유가 겹쳐져서 지.금. 이불 속에 녹아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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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씨 노래를 들어야지. 잠이 잘올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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