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아오이소라의 작은 소원

by 김봉

억겁의 시간이 돌고 돌아

윤회의 윤회를 거듭해 다시 만난

브로디와 로즈

아니 이번생은 나까무라상과 아오이소라


가마쿠라 막부는 막을 내렸고

나까무라는 전장에서 적장의 목을 수 없이 베며 긴 세월을 지나왔다.

나까무라는 소복히 쌓인 길 사이로 긴 칼을 끌고 어느 낡은 료칸에 다다랐다.

지친 모습으로 길게 누워 천장을 보고 숨을 크게 쉬었다.

이때 미닫이 문이 조용히 열리고, 다다미 사이로 소라가 차를 들고 들어온다.


‘아니?‘

“아나따와 로즈데스까?”

(아니 당신은 로즈?)


“와따시와 로즈가 나이데쓰. 와따시노 나마에와 소라데쓰“

(아니요, 저는 로즈가 아닙니다. 제 이름은 소라입니다)


”센쎄, 할말이노 아리마쓰“

(선생님, 저 할말이 있습니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새빨갛게 칠한 소라의 작은 입술이 떨린다

앞마리는 삭발을 하고 뒷머리를 파인애플처럼

높게 묶은 나까무라가 눈이 동그레지며 소라를 바라본다.


“할말이노 빨리빨리 시마이데스네”

(할말 빨리 하세요)


“에…또…..와따시노 눈까리노 삐꾸데쓰.

쌍꺼풀 수술가 데끼마쓰까?”

(아…….저…….. 제 눈이 짝눈입니다. 쌍꺼풀 수술이 가능할까요?“


나까무라가 진중하게 대답한다


”고레와 난이도 혼또니 이빠이데쓰.

게레데모, 간바리마쓰“

(그것은 굉장히 힘든 수술입니다.

그렇지만 열심히해보겠습니다)


나까무라가 간바리마쓰에 힘을 주며 미간에 잔뜩 인상을 찌뿌리며 말한다.


고마운 마음에 고운 보자기에 싼 선물을 소라가 건넨다.


“고레와 프레젠또”

(선물입니다)


세렝기티산 지브라 가죽으로 만든 팬티를 곱게 싸서 나까무라에게 주고는 조용히 총총총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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