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브로디의 총

by 김봉


브로디는 마을을 한참 걷다가 마을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집을 향해 절을 올렸다.

'어머니 부디 건강히 계세요'

브로디의 낡은 양복 안주머니에는 기차표, 실탄 일곱발과 100루블만 들어있었다.

돌아오는 기차표는 없었다.

블라디보스톡의 하얼빈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한 참 바라보다

통로로 나와 담배 한대를 피운다.

양복 안주머니 지갑에서 사진을 한장 꺼내 본다.

아나스타샤와 100일 된 아들

라이터에 불을 켜고 사진을 태운 다음 바람에 날려 보낸다.


기차에서 내린 뒤,

아나스타샤에게 전보를 짧게 친다.

'愛'

(사랑)


브로디는 기차역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어금니를 지그시 문다.

기차가 다가올 시간이 되자 찻집을 나선다.

군중들 사이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브로디

다음 기차에서 이토와 그의 부하들이 내린다.

몸을 숨기고 이토 가까이에 갔을 때,

'탕!''탕!''탕!'

세발을 쏘고,

'이제 네발 남았다'

브로디는 이토의 주변 인물을 향해

'탕''탕''탕'

세발을 쏘고,

주위에 있던 러시아 군장교들에 의해 체포된다.

그 순간에도 마지막 힘을 다해 방아쇠를 당기며

'탕'

일곱발을 전부 소진했다.


총성과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브로디가 마지막 힘을 토했다.

"꼬레아 우라!"

(한국 만세!)

"꼬레아 우라!"

(한국 만세!)

"꼬레아 우라!"

(한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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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12월 환생한 브로디

어느 술집에 앉아

카드를 내밀며 나즈막히 외친다.

"쏠수있어.. 쏠수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