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NSIGHT & ATTITUDE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
올해는 'ESG', '혁신가들'을 키워드로 한 책들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리딩리딩이 책을 구분하는 기준인 8개 카테고리 중
<INSIGHT & ATTITUDE>은 주로
비즈니스, 인사이트 관련 책들을 소개해왔는데요.
리딩리딩에서 2021년 가장 많이 읽힌 책*은
임팩트투자사 인비저닝 파트너스 제현주 대표의 <돈이 먼저 움직인다> 입니다. (*페이지뷰 기준)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가 쓴 <규칙 없음>,
야마구치 슈의 <뉴타입의 시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올해를 마무리 하면서,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리딩리딩의 INSIGHT & ATTITUDE 카테고리 추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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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AC>
많은 이들이 세상이 경천동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 시대 도래 후 ‘돈’은 분명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자본 시장의 이너서클(inner circle)에 속한 이들만 올라타는 것 같다는 박탈감이나 불안감도 적지 않다. <돈이 먼저 움직인다>를 읽으면 이너서클이 아니어도 분위기 파악이 가능하다. 대혼돈의 시대에, 자본은 어느 쪽으로 방향추를 돌리고 있을까.
코로나19 발생 이후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로 나뉜다는 표현은 이제 팩트(fact)가 됐다. 돈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대표적 증거다. 돈은 속성상 이득이 불확실한 방향으로는 잘 흐르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장기적 관점의 투자, 인류 전체의 이득을 위한 투자는 자선사업가들의 한가한 구호로 받아들여졌는데, 시대가 바뀌어 전 세계 굵직한 자본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사회적 가치’로 향하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 책의 저자는 국내 임팩트 투자사인 옐로우독의 제현주 대표다. 임팩트 투자는 ESG 투자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비즈니스를 통해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투자한다. 국내에는 옐로우독을 비롯해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소풍벤처스, HGI,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등이 임팩트 투자사다.
코로나 시대 이후 ESG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임팩트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환경'은 소수 환경론자의 목소리로 간주되었고, '지배구조'나 '사회'를 생각하는 것은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가치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로 돈의 방향도 달라졌다. 인류 공통의 예상 못 한 시련 앞에서, 기업과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ESG는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가치로 우선순위가 재편됐다.
6조 달러가 넘는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2021년 연례 서한에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과에 부합하는 전략을 요구한다고 천명”했고 이에 기업들이 화답했다. 합계 7조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미국 주요 기업 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장기적 가치'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세대의 교체, 착한 돈의 가치>
생각해 보면 사회는 이미 다각도로 ‘착한 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거대한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어떻게 보면 숱한 사회적 시도의 결과값에 가깝다.
이제 9세밖에 안된 딸아이는 착한소비의 선봉에 서있다. 미디어에 노출된 것인지, 또래 집단에서 접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기업의 전형으로 찍혀버린 남*유업 제품 불매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할머니 댁에서 남* 딱지가 붙은 우유를 본 날, 딸아이는 그레타 툰베리 못잖은 연설가로 변신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How Dare You)”라는 납득할 수밖에 없는 논리를 펼쳐 어른들의 입을 막는다.
9세 아이가 이런데, 소비 시장의 한 축인 요즘 젊은이들(밀레니얼세대)은 말할 것도 없다.
돈을 벌면서도 이왕이면 내 일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기를 바란다. 나의 흥미와 관심사가 일 안에서 구현된다면 금상첨화이고, 일 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통해 여러 가치를 구현하길 원하고, 일이 자기정체성, 자신의 가치관과 연결되기를 바란다. 이런 경향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본문 중
밀레니얼 세대는 무슨 일을 하느냐, 어디에 소비하느냐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듯, 어디에 투자하느냐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본문 중
가정 형편이 안 좋은 아이들에게 치킨을 무료로 준 치킨집 사장님에게 "돈쭐내버리자!"며 달려드는 문화나 환경에 해를 끼치거나 불공정한 방식으로 갑질하는 기업에 거센 불매운동으로 맞서는 모습은 밀레니얼 세대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사는 기후변화로,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을 적극 지지한다.
소비 시장의 주력 세대가 바뀌면서, 자본도 함께 움직인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9년 12월 공식 성명을 내고,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 우려 높은 사업에 대해 금융 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이제 경제적 손해를 입는다는 의미다.
자본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자본시장이 일으킨 파도는 점점 더 커져 기업을 변화시키고 소비자의 환경 또한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다만 그 속도가 더 빨라지도록 정책과 제도가 발맞춰 힘을 실어주길 바랄 뿐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이 움직일 수 있는건, 앞서 발 빠르게 가치를 선언한 혁신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식물성 대체육을 만드는 기업, 남은 음식을 유통하는 플랫폼 등 푸드테크들은 이미 상당한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파타고니아의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도발적이며 선언적인 광고 문구,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친환경적인 접근법과 커다란 물결들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니 좀 더 낙관해본다. 세계적 자산가들이, 아마존이나 코카콜라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골드만삭스와 같은 거대 금융 자본이 지속가능한 지구와 인류를 위해 돈줄의 방향을 틀고 있으니. 사회를 위한 것과 기업의 이익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음을 자본도 깨달았으니. 우리가 아직 지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이유다.
Written By Munsu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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