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May 23. 2016

제10장. 변화관리 없이 학교는 변화하지 않는다.

학교를 변화시키려면 교수들이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하라. 
데이터, 자료, 사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동료 교수들이 조금이라도 변화의 필요성을 경험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교육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고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올린 교직원들도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과 노력을 이어왔다. 결과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린 교수들이 지금의 올린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하는데 얼마나 큰 장벽이 놓여져 있는지, 변화를 거부하는 힘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자신들이 경험한 과정들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다.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전세계 모든 학교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큰 관심사였다.


올린 교수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인 교수들은 학문과 연구에 매달려 있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전공 분야에 대한 연구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혼자서 연구하고, 혼자서 가르치는 업무 특성 때문에 협업이 힘든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학교는 개개인이 모여서 만들어진 커다란 조직이다. 나와 다른 생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조직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개인적인 활동에 익숙한 교수들이 학교라는 큰 조직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한 교수가 새로운 교육 방법을 만들어서 큰 성공을 얻었다 해도 그것을 다른 교수에게 수평전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전공이 달라서 그 방식을 도입하기 어렵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전공이 같아도 과목이 다르다고 하면 또 그만이다. 그 과목에서만 그런 교육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더 강하게 이야기 하기도 어렵다. 과목이 다르고 교수가 다르고 학생이 다르고 다 다르기 때문에 나는 그냥 기존 방식대로 수업을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곳이 지금의 학교다. 변화에 익숙하지도 못하고, 변화를 반가워 하지도 않는, 기존에 해 오던 방식대로 그냥 해도 별 문제가 없는 곳이 학교다.



올린 교수들이 네덜란드의 유명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의 커리큘럼과 강의 방식을 새롭게 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학교도 기존에는 강의형 수업이 대부분이었고, 고학년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과목이 몇 개 있는 정도였다. 학교 차원에서 재학생,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강의는 듣고, 시험은 보지만 얼마 지나서는 대부분 잊어버리고, 현장에 가서 일을 하면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기존의 강의형 수업을 프로젝트를 통한 수업 방식’PBL(Project-based Learning)’으로 변경하기 위한 방안을 올린 교수들과 함께 수립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었다. 학과장의 강력한 스폰서십’Sponsorship’을 받고 진행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초 이론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수들에 의해 큰 반대에 부딪혔다. PBL을 하게 되면 비행기는 만들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이론이나 개념은 놓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학교측에서는 오랜 시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올린 교수들에게는 방안을 수립하는 선에서 프로젝트를 마무리 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 학과장과 PBL 방식을 선호하는 교수들이 함께 구체적인 실행안을 가지고 학교의 조직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를 이끌어 가 본 경험이 없는 교수들이 과연 그 일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1년 뒤에 상황을 들어보니 아무것도 변한 것 없이 대부분이 기존의 방식대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방안이 있고 방향이 있어도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끌어가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바꿀 수가 없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한 것이다.

 


 


변화의 실마리를 위한 ‘마음 얻기


변화에 거대한 장벽이 한 번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이걸 깨는 것이 너무 어렵다. 때문에 변화는 그만큼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변화를 만들어 가는 여러 가지 전략적인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조직 관리론을 보면 변화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대부분 기업이라는 환경에 맞는 조직운영 및 변화관리 방법인 경우가 많다. 기업과 학교는 분명 다르다. 학교는 개인적인 생각이 기업에 비해 많이 존중되는 편이다. 그래서 기업에서 많이 하는 Top-down 방식의 변화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학교는 Bottom-up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Bottom-up 방식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구성원들의 심리적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마음으로부터 변화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면 학교는 변화를 위한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학교의 변화는 바로 구성원들의 ‘마음 얻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마음 얻기가 중요하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감정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감정은 바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 질 수 있다. 경험을 통해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동시에 변화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덜어낼 수 있어야 한다.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변화의 주체들이 어떤 경험을 어떻게 하도록 만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작은 성공’Small Success’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작은 성공을 함께 경험하면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감정이 생겨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변화를 점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커다란 코끼리와 같아서 말을 잘 듣지도 않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움직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변화를 가로 막는 감정 요소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긍정적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부정적인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을 변화에 동조하도록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변화를 가로 막는 감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첫째로 변화를 가로막는 감정은 ‘거부감’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변화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현재의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다. 그 편안함이 현재에 머물러 있고 싶은 관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변화로 인해 필요한 또 다른 적응의 노력이 거부감으로 나타난다. 기본적으로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둘째로 ‘두려움’이다. 변화가 항상 성공적일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는 변화가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한 한 번의 변화가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결국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경험해야 하는 실패들 때문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셋째는 ‘자포자기’하는 감정이다. 변화를 몇 번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는 경험을 한 경우 변화를 시도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이다. 이와 관련한 실험이 있다. 두 그룹의 개에게 전기충격을 주었다. A그룹은 개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만들었고 B그룹은 개가 우리를 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우리를 빠져나가면 더 이상 전기충격을 받지 않는다. 첫 번째 실험에서 두 그룹 모두 우리를 빠져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우리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A그룹의 개는 모두 우리를 빠져나갔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A, B 그룹 모두 개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만들었다. A그룹의 개는 우리를 빠져나가기 위해 열심히 시도 했고 모두 우리를 빠져나갔다. 그런데 B그룹의 개들 중 약 65%가 우리를 빠져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자리에 앉아 전기충격을 계속 받았다. 첫 번째 실험에서 현재의 상황을 벗어 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새로운 상황이 주어진 것과는 상관없이 그냥 포기해 버리는 감정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용 없음에 대한 깨달음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변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사람은 포기해 버리고 만다. 변화를 위한 노력이 더 크면 클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힐수록, 소용 없음에 대한 깨달음은 더 커진다.

이런 변화를 가로 막는 감정들 때문에 변화를 이끌어가기가 어렵다. 그만큼 더 전략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출간을 하게 되어 브런치 글을 부득이 하게 줄였습니다. 

종이 촉감을 느끼면서 밑줄 그어가며 읽을 만한 글이 되길 바랍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57541 


매거진의 이전글 제9장. 협력과 소통을 통해 성장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