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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y 23. 2016

제9장. 협력과 소통을 통해 성장하다.

오늘날에 발생하는 문제는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협력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교육에서도 협력을 통해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올린 리처드 밀러 총장 -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만들다

 

올린은 학생들의 협력과 소통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팀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업이 많은 올린에서 개인 프로젝트 방식보다 팀 프로젝트를 방식을 선호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학생들은 한 학기에 평균 1개에서 2개 정도의 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학교가 교수에게 팀 프로젝트를 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수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팀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수업이라도 유사한 분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팀 스터디를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팀 프로젝트는 우리도 자주 하는 방식인데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린이 어떻게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실행하는 전체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발견한 가장 큰 차이는 팀 프로젝트에서 교수는 오로지 코치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코치의 역할은 학생이 갖고 있는 잠재역량을 최대한 끌어내 주는 것에 있다. 학생이 목표하는 바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형태의 수업에서 교수는 평가자의 역할을 담당하거나 아주 소극적인 코치 역할만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린의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서는 교수가 학생과 면밀하게 붙어서 상호 작용하며 아주 적극적으로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팀워크에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있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교수와 함께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한다. 그래서 해결 방안을 찾아서 다시 훌륭한 팀워크를 만들어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만약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팀을 깨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의견을 조정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또 생각들을 모으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이 코치로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교수가 팀 프로젝트의 실패를 대하는 태도였다. 실패를 하면 팀 원 모두가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린에서는 실패를 통해 학생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배움을 통해 문제를 깨달을 수 있도록 교수가 열심히 돕는다. 학생들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가 팀의 협력과 소통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프로젝트가 꼭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팀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분명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고, 소통이 단절되면 자연스럽게 협력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심지어 프로젝트가 실패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면 그것이 더 생산적인 팀 프로젝트를 경험하는데 유리하다. 


기본적으로 팀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실패했을 때도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교수는 학생들과 아주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교수와 학생이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때로는 한 명의 팀원으로서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능력이 높아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물론 팀 프로젝트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주 뛰어나야만 한다.  


코치로서의 역할 외에도 팀 프로젝트에서 교수들이 직접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업무를 정의하고, 배정하기도 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교수가 자신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나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 팀워크를 안정화시켜가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학생들끼리 의견도 조정하면서 팀워크 능력이 높아진다. 

                                                 

 




협업과 소통에 대한 마인드셋부터 바꿔야 한다.


성공적인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적절한 개입과 코치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더 중요한 것이 마인드셋이다. 학생들은 기본적인 마인드만 잡아주면 스스로 개선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올린에서는 학생들의 협업과 소통에 대한 마인드셋을 바꾸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올린은 새로운 엔지니어 인재상을 정의하면서 협업과 소통에 대한 마인드셋의 변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올린이 정의하는 새로운 엔지니어상은 다음과 같다. 


“엔지니어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현장 문제는 단일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여러 방면의 지식이 필요하다. (중략) 21세기 엔지니어 교육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적합한 기술을 찾고, 이를 적용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용능력‘Adaptability’이다. (중략) 그래서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 협력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문제 해결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2)


학교 구성원들의 마인드셋을 바꾸기 위한 노력 없이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교수들의 코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스킬셋을 높여주는 노력과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기본적인 철학을 세워주는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팀 프로젝트에서 배움은 협력과 소통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셋부터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왜 협업과 소통이 중요한지, 그것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만 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 한 가지 의미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있는’Exist’하는 사람이 아니라 존재하는’Presence’ 사람이 되라고 한다. 있는 사람과 존재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다. 그냥 있는 사람은 주변 에아 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반면 존재하는 사람은 주변에 영향을 주면서 상호작용을 한다. 매 순간 팀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 서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매 순간 그렇게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여기 지금 우리가 함께 모여 있는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올린 졸업생 중에 10~20%의 학생들을 직접 리쿠르팅 한다. 대부분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담당하는 포지션으로 리쿠르팅 된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상당히 높은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다. 학부 졸업생을 프로젝트 매니저로 영입하는 경우는 올린이 처음이라고 한다. 올린 학생들의 탁월한 협력, 소통 능력이 사회적으로도 이미 검증된 것이다.  

 



 

출간을 하게 되어 브런치 글을 부득이 하게 줄였습니다. 

종이 촉감을 느끼면서 밑줄 그어가며 읽을 만한 글이 되길 바랍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5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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