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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y 04. 2016

제3장. 경험을 통해 배우다.

배움은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완성된다.

올린공대 리처드 밀러 총장 





지식 중심’Contents-wide’이 아니라

경험 중심’Experience-wide’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1500페이지, 4000개의 문제, 이것이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물리학 책이다. 교수들은 이렇게 엄청난 분량의 지식을 한 학기 동안 가르친다. 올린 교수들은 이 많은 분량을 교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또 어떤 가정을 하고 가르치고 있는지 되묻는다.



일반적으로 교수는 학생이 모두 자신과 비슷하거나 혹은 비슷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교육을 하고 있다. 자신도 그렇게 많은 것을 공부해서 지금에 이르렀으니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학생들도 모두 그 많은 내용을 공부해 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일 하다 보니 책에 나오는 수많은 개념과 지식들이 언젠가는 사용될 만한 것들이라는 확신까지 보태진다. 결국 학생들에게 책에 나오는 가능한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대부분의 교수들이 그렇게 두꺼운 책을 가지고 열심히 진도를 나가는 방식으로 교육을 하게 된다.   



일면 옳은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지 놓친 것이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여러 해의 경험을 통해 단계별로 쌓여 왔다는 사실이다. 필요한 지식이라고 해서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것처럼 머릿속에 프로그램을 심듯 한 번에 쑤셔 넣을 수는 없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착각은 자신이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들은 관련된 지식을 평생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올린의 교수들은 넓게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지식을 머릿속에 인덱싱’Indexing’ 시킨다는 명목 하에 이해하지도 못할 엄청난 양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쏟아 내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고 말한다. 교수가 생각하는 양과 속도에 맞춰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어떻게 학생들의 배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반문한다. 더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학생들이 이해를 하는지 못하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열심히 진도를 나간다. 수업 시간 동안 다룬 내용을 이해했는지는 숙제만 내 보면 알 수 있다. 숙제를 풀어오면 그 개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한 두 번의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자신의 강의를 들었는지를 최종적으로 테스트한다. 지식 중심의 강의식 교육은 대부분이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배운 지식이 얼마나 오랫동안 학생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우리의 머릿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 있었는가? 그리고 과연 이런 방식의 수업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얼마나 높여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학습동기를 얼마나 높여 주었는가?



올린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책에 적혀 있는 많은 지식과 개념을 교수가 해석해 주는 방식이 아니라 몇 가지 학생이 관심을 갖는 지식과 이론을 스스로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이 설계되어 있다. 관심이 있는 몇 가지 개념과 이론과 관련된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를 한 학기 동안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경험을 하고 그때 필요한 지식이 학생들에게 내재화되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에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수의 역할이고 이것은 강의만을 통해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중략)






올린의 경쟁력은

경험 중심의 교육에서 나온다

 

올린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왜 스탠퍼드, MIT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올린에 왔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하게 대답하였다. 올린에 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올린을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경험 중심의 교육에 있었다. 올린 교육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Do Learning’에 있었다. 올린의 교육 철학에는 ‘Do Learning’이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올린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수업은 ‘Do Learning’이라는 교육 철학에 입각하여 설계되어 있다. 학생들의 배움은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교육 철학을 통해서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1학년을 마친 올린 학생을 10명 정도를 대상으로 올린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답한 것이 수업시간에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았을 때라고 말했다. 올린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만약 당장은 그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강한 열망이 있다면 배워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 덕분에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경험하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올린의 사례를 공유하면 수학, 물리, 화학과 같은 기초 과목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초 과목들을 강의 형태로 진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 많은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칠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책에 나오는 모든 개념을 한 학기 동안 커버하지 않는다. 학생이 관심을 두고 있는 몇 가지 개념이나 이론을 스스로 정하도록 하고 기본 개념부터 아주 어려운 논문까지 공부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개념이나 이론이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어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서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얕은 지식을 넓게 보고 그중에 5~10% 기억하는 것보다 몇 가지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게 하는 것이 올린이 선택한 방식이다.




 

출간을 하게 되어 브런치 글을 부득이 하게 줄였습니다. 

종이 촉감을 느끼면서 밑줄 그어가며 읽을 만한 글이 되길 바랍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5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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