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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19. 2019

편안히 가세요..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요양원에서 곱게 누워만 계시던 어머니라 언제든 떠나보낼 마음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누나의 눈물 섞인 전화를 덜컥 받아 버리고 나니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기만 합니다.


연명치료중단의향서라는 드라마에서나 봐 왔던 서류에 사인을 하는 동안 응급실 한 편에서는 숨이 멋은 환자를 살리겠다고 의사들이 심장을 힘들게 누르고 있습니다.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께는 더 이상 저런 고통을 드리기 싫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만 더.. 라는 욕심을 떨치기가 힘들기만 합니다.


때때로 울컥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려 모자를 깊이 눌러써 봅니다. 이렇게 어른인데 여전히 어머니 앞에서는 어린아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잠시 눈을 부치는 동안 어머니가 젊었을 때 환한 미소로 저를 부르시던 꿈을 꾸었습니다. 곧 어머니는 그런 환한 모습으로 하느님 곁으로 가시겠지요..


부디 평온하게 잠드시길..

하느님 곁에서는 즐겁게 뛰어 다니시길..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드시길..

다음 세상엔 부디 평안한 삶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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