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짐이라는 것이 폭발
책상에 앉아 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본다.
지드래곤 뮤직비디오를 턱을 들고 보고 있다.
보기만 하면 괜찮은데
지드래곤 몸짓, 목소리를 따라 한다.
컴퓨터 화면에 가득 찬 지드래곤은
참 멋있다.
'자신이 얼마나 멋있다고 생각해야
저런 표정이 나오는 걸까?'
'정말 멋있네'
'저런 표정은 어떻게 지을까?'
그리고 어깨를 덩실거리는
남편의 뒷모습도 본다.
'어떻게 어깨를 저렇게 움직일까?
'표정은 저렇게 밖에 안 나오는 걸까?'
지드래곤에게 감탄하고 있을 때
남편은 갑자기 일어났다.
아디다스 흰색 골프 모자를 쓰고 왔다.
곰무늬가 있는 위, 아래 잠옷 세트를 입고
집안 이곳저곳을 누비며
남편은 지드래곤이 되어 본다.
입술에 있는 힘껏 힘을 주고
어깨를 나름 박력 있게 움직여 보지만
내가 보기엔 왠지 탈춤 같다.
한동안 혼자만의 쇼를 마치고
돌아와 지드래곤 뮤직비디오를
다시 본다.
살을 더 빼야지
저런 멋짐이 나온다면서
살을 빼는 것을 다짐한다.
남편은 잠재의식 속에
지드래곤을 각인시킨다.
지드래곤을 자주 보면서
'나도 지드래곤처럼 멋져질 거야'라고
생각한다.
나도 남편이 지드래곤처럼
멋져졌으면 좋겠다.
남편을 응원한다.
탈춤 같은 어깨의 움직임은
고쳐질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