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후회해요.
퇴고하다 말고
하소연하러
브런치에 왔다.
못하겠다.
퇴고, 못하겠다.
출판사는 10월 31일까지
수정본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남은 꼭지를
4번 정도 세어 봤는데
38 꼭지 중에
15 꼭지가 남았다.
그래서
오늘 한 꼭지라도 수정하자
했는데
도저히 오늘은 날이 아니다.
내 글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고쳐야 할까?
아니 내 글은 고칠 수나 있는 것인가?
보통 고장이 나야 고치는데
내 글은 고장이 아니라
뭔가 뿌리부터 잘못된 것 같다.
그래서 고칠 수도 없는 지경이다.
출판 계약을 했을 때는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이 있었고,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출판사에 미안하다.
이 정도 수준의 글을 계약해 주었다니...
이 감정은 왜 또
이 시점에서 오나?
38 꼭지 중 23 꼭지를 수정했을 때는
멀쩡 했는데?!
왜 후폭풍이냐?
그것은 ai 때문이다.
퇴고를 하기 위해
내 초고를 ai에게 보내고
"이 글 어떠나?"
라고 물어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내 글의
단점을 아주 적나 하게 말해준다.
하하하하
그래도 핑계데지 말고 퇴고하면 되잖아.
지금!
그러려고 했는데
아, 몰라.
글씨가 안 보여 갑자기.
지금이라도
책내기를 포기할까?
포기하고 싶다고
ai에게 말하니
ai가 대답한다.
2년 노력이 아까워요.
당신은 지금 번아웃이에요. (판단력 흐려짐)
2일 쉬면 달라져요.
이 고비 넘기면 책 나와요.
나중에 후회해요.
그래 3일 동안
15 꼭지 수정해야 하는데
2일 쉬어볼까?
몰라,
어떻게든
3일 동안 15 꼭지를
퇴고해야지.
지금은 안 할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