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으면 울면 되지.
학생 아버지가 와서 자퇴원을 작성했다.
학생은 자퇴 처리가 되었다.
뭐,
서운하고 갑작스러웠지만 괜찮았다.
괜찮았지만, 마음은 꿀렁꿀렁거렸다.
그리고
이틀인가 지났다.
자퇴 학생의 담임선생님에게 메시지가 왔다.
앞에는 소소한 사적인 말씀을 하시고,
'00 학생 관련해서 자주 뵙게 되었는데
00가 가버려서 나중에 살짝 들를게요~ ^^'
나는 웃으면서 메시지 창을 닫았다.
그 웃음을 이어가면서 업무를 하려고
모니터를 보는 순간 눈물이 났다.
나는 사실,
학생이 갑자기 자퇴를 한 일에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지금도 영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그 학생에게 마음을 많이 썼던 것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학생의 불안한 하루하루에
내가 더이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기적인 자책이였을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꿀렁꿀렁한 마음은 무얼까.
정이 들었나?
아니다.
상담을 많이 한 학생이 자퇴를 해도
마음이 이렇게 불편한 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그 학생의
불안한 하루하루가 마음이 쓰이나 보다.
자퇴를 해도 다른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지내기 때문에
내가 크게 마음 쓸 것이 없었다.
하지만 학생의 복잡한 가정환경 때문에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나 보다.
그래도 학교에 다니면 얼굴이라도 볼 수 있고,
소식도 편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결국,
학생 걱정보다
그냥 불안한 내 마음에
눈물이 났나 보다.
학생과 맛있는 거 먹으러 가면 되지.
나도 울고 싶으면 울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