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는 배우자 되기 ♡
법륜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덕을 보려고 결혼하기 때문에 결혼이 괴로워진다." 우리는 좋은 배우자를 원한다. 그래서 배우자 될 사람의 가족관계, 재산, 직업, 성격등을 그렇게 꼼꼼히 따지는 것이다. 내가 결혼해서 덕을 보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허물은 보지도 못한 채 상대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인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덕을 보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결혼생활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결혼은 덕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덕을 받으려고 하는 순간 결혼생활은 고통이 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배우자에게 주는 것 없이 받으려고만 한다. 당신만 배우자에게 희생하는 것 같아도, 그건 당신의 착각일 수 있다. 그 희생을 할 때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면 그래도 괜찮은 희생이다. 하지만 그 희생이 의무이거나 억지이면 당신은 배우자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이 심하게 아프지도 않은데 아프다고 엄살 부릴 때, 회사일로 힘들다고 내게 말할 때 내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맴돈다. '나도 힘들고, 아프다. 그러니 당신도 좀 참고 서로 할 일만 쿨하게 해내자' 이런 마음이 정말 굴뚝같다. 남편이 힘들다고 할 때마다 속으로 수없이 '각자 해결 하자'를 외쳤다.(웃프네^ ^)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나도 힘든 것을 남편에게 말하고 남편이 따뜻하게 받아주면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래서 결혼은 내가 배우자를 다 받아주는 일이다.
부인하고 싶지만 어느 누구와 결혼 한 이상 그 사람을 온전하게 다 받아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다. 배우자에게 챙김을 받고 싶겠지만 내가 배우자를 사랑하고 책임지는 것이 가장 먼저다. 어떻게 그 사랑을 줄 것인가? 누구나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채워지지 못한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을 내가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난 그 사람의 부모도 아니고 그럴 의무도 없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부부인연은 그렇게 쉽지 않다. 그 사람이 부모에게 원했던 사랑을 당신이 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희생하고 그를 부모처럼 돌봐주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내가 먼저 사랑을 주어야 하겠다.'라고 결심을 하면 된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되면 내가 배우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서 날이 선 마음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먼저 사랑을 주어야 하겠다.'라고 마음만 먹어도 많은 것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예를 들어, 저녁 외식으로 먹고 싶은 음식이 다를 때 먼저 양보할 수 있다. '저 사람은 꼭 본인이 먹고 싶은 것만 먹더라' 이런 생각 없이 너그럽게 상대가 원했던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상대와 의견이 다를 때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거나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방어적으로 나오게 된다. 남편의 입에서 "음식이 짜네"라는 말이 나오면 "앞으로는 내가 하는 음식 먹지 마"라고 자연스럽게 퉁명하게 말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좀 짜? 소금을 많이 넣었나 봐. 다음에 덜 짜게 해야겠다."라고 말하게 된다. 방어는 없어지고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게 된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오늘부터 나도 '사랑을 주는 배우자'가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