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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Mar 09. 2023

두 남자와 7개월(24시간)을 보낸 결과 보고

그래도 행복해

부장님! 결과 보고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족은 함께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30년 동안 다른 환경에서 자란 큰 남자와 

7개월 동안 24시간을 보낸 결과 보고    

 

그 남자의 행동 하나, 말투하나, 표정하나가 

심하게 거슬렸습니다. 속으로 그 남자의 

뒤통수를 참 많이도 때렸습니다.


다른 습관, 다른 루틴, 집안의 분위기 추구로 

부딪힐 때마다 뇌세포가 과도한 

흥분을 했습니다. 남편이 은퇴하면 왜 

이혼하는지를 실감했습니다.     




태어난 지 5년이 지난 작은 남자와

7개월 동안 24시간을 보낸 결과 보고    

 

작은 남자는 아직 미성숙했습니다.

(ㅎㅎ그래도 귀염)

엄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흡수했습니다.

작은 남자는 아직 사회성이 발달되고 있는 

중이라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 턱이 없었습니다.


항상 자신을 봐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감정 조절을 도와주어야 하는 

엄마가 감정이 조절되지 않았습니다.          




7개월 동안 하루종일 집안일과 두 남자를

돌보았던 결과 보고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에게 

주문도 걸어 보았습니다.

현재가 가장 행복 한 때이다.

오늘은 소중하다.

오늘은 내가 가장 젊은 날

오늘은 내 아이가 가장 예쁜 날


이렇게 마음을 먹어도 

끊임없는 집안일과 두 남자를 돌보는 것은

신경질이 났습니다.


두 번의 식사, 간식 준비를 하고 

먹기와 치우기.

틈틈이 집안일, 두 남자를 돌보다가

잠깐의 짬에 글을 쓰는 것은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개선할 점 

  

또 모든 것이 제 탓이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 두 시간이라도 혼자

나갔다 오면 되는 것을 

집에 주야장천 있었던 저의 탓입니다.          




좋았었던 점

 

아이와 매일 두 시간씩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자유롭게 산책했던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자유와, 여유, 사랑, 행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현재 상태 보고

   

일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인지 

과거의 경험(7개월 동안의 전쟁)을 통해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일을 할 때에는 정말 편합니다.

아직 업무가 낯설어 긴장 백배여도

큰 남자, 작은 남자와 있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깨달은 것 보고     


남편과 잘 지내기

내가 원하는 데로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자 안 바뀐다. 


불친절한 남편이 있다면 

그냥 불친절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친절하게 좀 해봐!’ 2만 번 말해도 

친절해지지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그의 모습에 집착하지 말자 

그 집착은 싫어하는 모습에 

물과 햇빛을 주는 행위이다. 

싫어하는 그것을 아예 신경 끄자. 




그래도 내 남편. 

병원에 입원하면 도와줄 사람이 

남편 말고 누가 있나?


그래도 내 남편.

아이를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은 내 남편 


친하게 까지는 힘들어도 잘 지내보자 


                        

아이와 잘 지내기     

아이 앞에서 나타나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다.


아이에 문제를 두지 말고 

나의 문제를 찾아보자


아이는 어리고 부모는 성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자주 잊는다.)


아이의 욕구를 잘 파악해야 한다. 

부모가 보기에는 무작정 

투정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사랑표현을 많이 한다. 

기특해요.

고마워요.

행복해요.

사랑해요.


봉우리는 아이가 항상 건강한 것에 대해

실제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믿어주는 만큼 자란다고 하길래

내가 기대하는 만큼 믿어주고 있다.



이상으로 결과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가족은 짧게 봐야 행복하다는 깊은

교훈을 느꼈던 7개월 이었습니다.


남편, 아들! 싸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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