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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May 18. 2023

남편, 월급날 그리고 스타벅스

소소하지만 진한 행복


어제는 남편 월급날,


남편이 저녁을 사준다고 했다.


기분이 좋았다.


남편의 피, 땀, 눈물의 월급으로

아들과 나의 저녁을 사준다니

고맙고 행복하다.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행복하게 저녁을 먹는다.

으음~ 맛있군!


7살 아들은 당당하게

레모네이드도 주문한다.


냠냠 쩝쩝 


저녁을 먹고 나와

1층에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 가게에 간다.


아들만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냠냠 쩝쩝

귀요미


아이스크림가게를 나와

남편이 바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자고 한다.


나는 호들갑을 떨며

당신의 피, 땀, 눈물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먹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가잔다.

굳이 스타벅스에서 비싼

커피를 먹고 싶지 않았는데...


성의와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갔다.


남편은 오른손에 휴대폰을 들고

경직된 표정으로 메뉴판을 

보고 있다.


오른손이 어색해 보여 

내 손으로 남편손을 들어 

휴대폰을 봤다.


휴대폰 화면에는 스타벅스

쿠폰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웃겨서 남편의

등을 때리며 웃었다.


그래도 남편은 경직된

표정으로 메뉴판만 본다.


그리곤 작은 목소리도 말한다.

"아메리카노 보다 비싼 것도 주문할 수 있나...?"


내가 말했다.

"응 추가 결재만 하면 될걸?"


나는 돌체 라테를 주문했다.

직원이 말한다.

"1,400원 결제하겠습니다."


남편이 빠르게 카드를 내민다.


나온 커피를 받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남편은 나에게 귓속말을 한다.

"빽다방 보다 싸!"


나는 커피를 빨대로 쭈욱 빨면서

웃었다.


잠시 후에 통장 입출 내역을 보여주며

나에게 말한다.


"스타벅슨데 -1,400원이야!"


남편은 그제야 허리를 의자 뒤로 

기대면서 혼자 중얼 거린다.


"건하는 아이스크림,

별이씨는 커피!"


참 행복하고, 

감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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