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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May 31. 2023

남편과 맥주 그리고 옛날노래

"왜에~ 이런 노래를 틀었어어~~!!!"

아이가 잠든 후, 싱크대 옆

2인용 식탁에 앉았다.


짝꿍, 나, 맥주 2캔 이렇게 함께 앉았다.


짝꿍은 이럴 땐 노래를 들어야 한다며

식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나는 시끄럽다고 듣지 말자 했다.


짝꿍은 나보고 무드가 없다며

두 번째 손가락 끝으로

휴대폰을 위로 쓸어 올리며

입꼬리를 올린 채 반짝이는 눈빛으로

노래를 찾았다.


봉우리:  " 당신도 울고 있네요' 듣자!"


그러자 짝꿍은 고개를

내쪽으로 휙~ 돌리더니

눈의 길이를 옆으로 늘리더니

앙칼지게 말한다.


남편: "그거! 옛날 노래 아냐!????"하고 물었다.


내가 눈만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있자,


남편:  "그런 옛날 노래 듣지 마아~"

봉우리:  "그래도 한곡만 듣자~!!"(간청)


짝꿍은 어쩔 수 없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를

검색하고 재생을 눌렀다.


노래가 흘러나왔다.

짝꿍은 역시 옛날 노래가 좋다 하면서 만족했다.


그것도 잠시...


흐느끼면서 코와 입을 손으로 막더니

안경을 벗었다.


입술 모양 관리가 안될 정도만큼

콧물도 흘렸다.


그러면서 코 막힌 목소리로 입술을 내밀면서

"왜에~ 이런 노래를 틀었어어~~!!!"

하고 내게 소리쳤다.


난 눈만 동그랗게 뜨고

속으로 ("뭥미")를 외쳤지만


밖으로는 그냥 떨떠름한 미소만 지었다.

두 번째 노래는 듣지 못했다.


끝.



.


.


.


.


.


.


.



당신도 울고 있네요/김종찬



당신도 울고 있네요.

잊은 줄 알았었는데

찻잔에 어리는 추억을 보며

당신도 울고 있네요.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을

그 누가 알았던가요.

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 듯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

한때는 당신을 미워했지요.

남겨진 상처가 너무 아파서

당신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

나 혼자 방황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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