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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Jul 05. 2019

파리 밖에서 찾은 낭만

파리 근교 여행지 A to Z

여행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요즘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도시를 찾아 자신만의 감성으로 즐기는 것이 하나의 시류처럼 되었지만, 클래식은 변하지 않는다고  여전히 프랑스 파리는 처음 유럽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도시 중 하나다. 한 도시에서 현지인처럼 즐기는 '한 달 살기'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보고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파리도 도심에서만 한 달을 보내기엔 너무 아깝다. 왜냐고? 파리 못지않게 예술과 낭만이 넘친다고 해도 손색없는 당일치기 기차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파리 근교 도시들도 많으니까! 그래서 모아봤다. 파리 밖에서도 즐길 수 있는 낭만 도시들을. 


모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지베르니(Giverny)
photo © Bonheur Archive

베르사유 다음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파리 근교 여행지를 꼽아 보자면 모네의 집과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가 아닐까작은 마을이지만 목가적 풍경모네의 수련이 탄생한 곳으로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ie) 일 드 프랑스(Ile-de-France)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지베르니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네의 집과 물의 정원이라고 알려진 정원을 보기 위함이지만 모네의 집과 정원 외에도 인상주의 미술관(모네의 집과 묶음으로 표를 구입할  있다)과 더불어 마을 구석구석이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의 아름다운 집과 건물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photo © Bonheur Archive

파리  라자르 (M3, 12, 13, 14호선 Gare Saint-Lazare)에서 TER 베르농(Vernon)까지 이동 후 베르농에서 미니기차나 셔틀로 지베르니까지   있다. 베르농 역에서 나오면 출발 시간에 맞춰 셔틀과 미니 기차가  앞에 상주하고 있어 현장에서 표를 구입하면 된다셔틀은 지베르니까지 바로 이동하는 반면에 미니기차는 가는 길목에 주요 관광 포인트와 마을 주변 설명을 들으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셔틀보다는 시간이  걸리지만 교외로 나왔으니 목가적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미니기차를 천한다. 지베르니는 자유롭게 둘러볼  있지만 모네의 집과 정원은 유료 입. 3 중순부터 11 초까지 개방하여 운영하며 운영시간은 9~18시로 성수기인 6~8월까지는 오전 일찍 출발해도 표를 사는데 1시간 남짓한 대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인터넷 예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꽃과 녹음으로 만개한 정원을 즐기고 싶다면 5~6월이 가장 방문하기 좋은 시기.

photo © Bonheur Archive

 가꿔진 정원은 모네가 지베르니에 정착했던 초기, 아이가 딸린 여성과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던 그를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이웃의 시선을 뒤로하고 꽃과 식물들을 가꾸면서 탄생했다그리고 그의 그림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모네는 정원사를 따로 고용하여 정원의 규모를 키웠다고 한다. 정원의 하이라이트는 모네의 대작 '수련'이 탄생한 물의 정원. 당시 일본 문화에 심취했던 모네는 정원에 일본식 다리를 설치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의 애정이 깃든 정원을 배경으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오랑주리 미술관의 소장된 '수련'이다.

photo © Bonheur Archive

모네의 생가는 2층으로 내부에는 무려 10개의 방이 딸려있다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을 보고 있으면 도심에서는 느낄  없는자연이 주는 평온 고스란히 느낄  있다모네의 집에서 가장  (salle) 모네의 화실은 생전에 그가 남긴 작품의 필사본이 전사되어 있으며  곳곳에서 인상파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에도 시기  일본 우키요에 그림들도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흔적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


photo © Bonheur Archive

지베르니가 모네로 유명한 마을이라면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길지 않은 생에 동안은 가난하고 불행했지만사후에 작품과 함께 가장 많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고 있는  고흐의 마지막 기록이 녹아있는 마을이다고흐는 이곳에서 2 동안 70 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따져보면 거의 하루에  점씩 작품을 남긴 고흐의 작품  배경이  마을 곳곳에는 안내문이 설치되어 고흐가 남긴 작품 속 배경부터 고흐 형제가 잠들어 있는 묘지까지 그의 발자취를 어렵지 않게 따라가 볼 수 있다.

photo © Bonheur Archive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TER를 타고 한 번만 갈아타면 금방이라 비교적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파리 근교 중 한 곳이다. 파리 북역(M 4,5호선 Gare du Nord)에서 H선 기차를 타고 퐁투아즈(Pointoise)에서 하차 후, 크레테이(Creteil) 방향의 TER를 타고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일 드 프랑스 지역에서 통용되는 나비고 교통카드가 5 존까지 충전되어 있다면 교통카드로 쉽게 다녀올 수 있다.

photo © Bonheur Archive

교회에서 옆으로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면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는  고흐 형제의 묘지가 나온다묘지 앞으로는 고흐의 마지막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지였던 바로 그 밀밭이 펼쳐져 있는데화폭 속의 모습과 닮은 것은 물론 지평선 너머로 펼쳐진 풍경 위로 바람결에 부딪히며 살랑이는 나뭇잎 소리가 더해져 교외에서만 느낄  있는 고요가 주는 평온을 제대로 경험할  있으니 고흐 형제의 무덤과 밀밭은 빼놓지 말고  들러 볼 것을 추천한다.

photo © Bonheur Archive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고흐 작품 속 배경 말고도 볼거리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17세기 중반 이탈리아 출신의 은행가에 의해 지어진 오베르 쉬르 우아즈 성(Chateau d'Auvers Sur Oise). 성 내부에 들어서면 잘 가꾸어진 정원과 함께 성채 위에서는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시청, 고흐가 머물렀던 라부 여관 등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지베르니 보다 한적하고 찾아가기도 쉽기 때문에 나 홀로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밀레의 만종 배경지 바르비종(Barbizon)


photo © Bonheur Archive

예술을 사랑하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파리는 천국과 같다. 그중에서도 인상주의 그림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지베르니-오베르 쉬르 우아즈-바르비종은 파리 근교 여행지의 바이블로 불린다.  지베르니에는 모네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는 고흐가 있는데 바르비종에는 무엇이 있냐는 질문에  밀레의 ‘만종’이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인상주의의 태동 영향을  바르비종 파가 바르비종에서 탄생했다.

photo © Bonheur Archive

바르비종까지는 파리 리옹 역(M 1, 14 Gare de Lyon)에서 몽트레이(Montragis)행  R선 기차를 타고 퐁텐블로 아봉(Fontainebleau-Avon) 역에서 하차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  혹은 믈렁(Melun)에서 하차 후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지베르니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보다는 이동이 번거로운 편이지만 퐁텐블로나 믈렁 역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이 많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택시로 바르비종 안내센터까지 25유로 내외. 

파리로 돌아가기 위한 팁을 전수하자면 퐁텐블로-바르비종을 묶어서 방문하는 경우 ①바르비종을 먼저 방문하고 퐁텐블로로 돌아가거나, ②퐁텐블로를 거쳐 바르비종을 찾는 것이 좋다전자의 경우 믈렁 역에서 하차하여 택시로 바르비종으로 이동 , 택시를 타고 퐁텐블로로 돌아와 둘러보고 기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는 것. 후자라면 퐁텐블로를 먼저 둘러본 택시로 바르비종으로 이동하여 관광 후 다시 바르비종에서 택시를 타고 믈렁 역으로 이동하여 기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면 된다. 바르비종에서 나갈 때는 관광안내 센터에 요청하면 택시를 불러주는데 센터 운영 시간을 살펴보고  닫는 시간에 유의하여 돌아갈 시간을 계산 미리 택시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photo © Bonheur Archive

지베르니와 오베르 쉬르 우아즈가 파리 북쪽에 자리한 마을이라면바르비종은 파리 남쪽 방향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마을도 작고 아담한 데다 일부러 찾는 이를 제외하면 외부인도 적은 편에 속한다. 마을 곳곳에는 밀레의 그림이 모자이크로 재현되어 있고 작은 마을이지만 안내 센터도 갖추고 있어 요청하면 지도에 주요 관광 포인트를 짚어준다. 19세기  이곳에 정착하여 작품 활동을  밀레와 자연주의자 루소가 머물렀던 것으로 유명한데 화가들의 아지트였던 간느 여인숙(Auverge du Pere Ganne) 현재 바르비종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바르비종의 다운타운이라   있는 그랑 (Grande Rue) 중간에 자리한 밀레의 아틀리에는 3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놀랍게도 이곳에는 한국인을 위한 안내 책자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입장료는 5유로 번째 방은 밀레의 작업실 번째는 식당으로 사용되던 곳이며 번째  역시 밀레의 작업실로  방마다 밀레가 생전에 사용하던 소품이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만종' '이삭 줍기'는 오르세에 소장되어 으니 보고 싶다면 오르세로 가야 한다.

photo © Bonheur Archive

바르비종의 주요 관광 포인트는 대부분 그랑 휘에서 둘러볼  있으며 길 끝은 퐁텐블로 숲으로 이어진다퐁텐블로  초입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밀레와 루소의 얼굴이 새겨진 바위와 코끼리의 형상을 닮은 코끼리 바위를 만날  있다. 바르비종은 파리 근교 마을  가장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우연히 길을 걷다 마주친 작은 마을에 잠시 쉬어 가는 느낌이 강해 도심을 떠나 고요함이 주는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프랑스 왕실의 사냥터 퐁텐블로(Fontainebleau)


photo © Bonheur Archive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옛 프랑스 왕실의 사냥터였던 퐁텐블로. 프랑스를 통치한 왕들이 가장 선호했던 궁으로 알려진 퐁텐블로 궁과 1 7 헥타르 규모의 퐁텐블로  뒤로 베르사유 정원에 버금가는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파리 리옹 역(M 1, 14 Gare de Lyon)에서 몽트 레이(Montragis)행 R선 기차를 타고 퐁텐블로 아봉(Fontainebleau-Avon)에서 하차 후 역사 밖으로 나오면 안내판을 따라 표시된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 1번 버스를 타고 퐁텐블로 성(Chateau)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일드 프랑스 지역에서 통용되는 교통카드가 5 존까지 충전되어 있으며 나비고를 이용해 무료 다녀올 수 있다. (바르비종의 경우 여기서 따로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photo © Bonheur Archive

퐁텐블로 성은 왕족들이 사냥을 나오면 머무르던 곳이었으나 이후 증축을 통해 중세부터 18세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건축양식이 응집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특히 말발굽 형상을  계단으로 유명한 백마의 (Cour du cheval blanc) 퐁텐블로 성의 대표 포토존. 전쟁에서 패하고 황제 포기각서에 서명한 나폴레옹 1세가 섬으로 유배를 떠나기 친위대와의 마지막 인사를  곳으로 작별의 (Cour des Adieux)로도 불린다궁전만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원 역시 프랑스식 정원을 대표하는 기하학식 정원부터 영국식 정원까지 양식이 다양하다.

photo © Bonheur Archive

성수기라고   있는 7~8월에는 정원부터 퐁텐블로  일부까지 주변을 둘러보기가  편리한데 정원 내부만 보고 싶다면 미니 기차를 밖을 나와 퐁텐블로 숲까지 보고 싶다면 마차를 추천한다. 마차는 마부가 중간중간 의미 있는 장소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곁들여 준다. (영어가 아닌 불어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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