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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안에 바로크 있다

프랑스 파리 19구 뷔트 쇼몽 공원

by 마리

쓰레기 하치장에서, 파리 북쪽의 허파로 탈바꿈한 공원이 하나 있다. 바로 19구에 자리한 파크 뷔트 쇼몽 (Parc Buttes-Chaumont). 파리가 재개발되던 19세기에 런던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면서 런던의 도시구조와 공원에 영향을 받은 나폴레옹 3세의 지시에 따라 오스만 남작이 '바로크 양식'으로 만든 공원이다. 덕분에 파리의 공원중 목가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이 가장 강한 공원 중 하나이다. (주소: 1 Rue Botzaris, 75019)


파리에서 만나는 바로크 양식의 정원, 뷔트 쇼몽 (Buttes Chau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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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바위와 인공바위를 교묘하게 섞은 동산, 오리와 거위가 노니는 호수는 물론 곳곳에 그리스 유적을 설치해 유독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뷔트 쇼몽. 일반적으로 평지가 대부분인 파리의 다른 공원과 달리 언덕바지 지역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구릉 정상에서는 멀리 내려다 보이는 파리 시내를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공원들이 즐비한 파리 도심에서 동서남북으로 각각 파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동서로는 뱅센 숲과 블로뉴 숲이, 남쪽은 몽수리 공원이 그리고 북쪽이 바로 뷔트 쇼몽 공원이 4개 허파 중 하나. 파리 북쪽에 거주하는 파리지엔들을 위한 쉼터이자 관광객들이 발길이 적게 닿는 공원 중 하나다. 아마도 파리 북쪽은 상대적으로 치안에 취약한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오롯이 파리지엔들의 공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여름 바캉스가 끝이 나고 다들 일상으로 복귀한 평일 오전이라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아침 운동이나 산책을 나온 사람들만 보였지만만 날씨 좋은 주말이면 공원 구릉 곳곳이 피크닉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는 파리 북쪽의 대표적인 인기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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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있는 구릉지역에 조성된 공원이라 그런지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복층구조로 만들어진 느낌이 들었다. 공원 규모만 해도 23헥타르로 파리에서 5번째로 큰 공원이라 구석구석 다 둘러보려면 발품을 꽤 많이 팔아야 한다. 규모가 큰 만큼 공원 내에는 식당과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집 근처에 파리지엔들도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뤽상부르 정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 뷔트 쇼몽은 굳이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늘 보던 파리의 다른 공원들과는 확실히 색다른 느낌이 있는 특색 있는 장소였다. 버스를 이용하면 공원으로 바로 코 앞에서 정차할 수 있기 때문에 파리 북쪽으로 가길 꺼려하는 사람들도 치안 걱정을 조금 덜 수 있다. 늘 보는 파리의 정원과는 달리 목가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의 색다른 공원을 즐기고 싶다면 파리 19구 뷔트 쇼몽은 어떨까.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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