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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파리 미술관 BEST 4

파리 미술관 산책 ep.1

by 마리

파리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미술관이 밀집되어 있다. 소위말하는 파리 3대 미술관으로는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를 꼽는다. 세계적인 명화부터 현대미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들의 작품까지 세기를 아우르는 명작을 직접 볼 수 있기에 유명 미술관 관람은 파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미술관 말고,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보석 같은 미술관도 많다는 사실! 나만 알고 싶었으나 이미 아는 이들이 많은 것 같으니 이참에 숨겨두었던 나만의 파리 미술관에 대한 애정을 발산해볼까 한다.



로댕 미술관 (Musée Rodin)


photo © Bonheur Archive

첫 번째 발행인 픽은 파리 7구에 자리한 로댕 미술관. 로댕의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을 비롯해 그가 수집한 가구와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미술관으로 사용하는 건물은 18세기에 지어진 저택으로 로댕이 구입해서 거주하다 자신의 작품과 함께 프랑스 정부에 기증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로댕 미술관은 파리의 미술관 중 정원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장미가 만개하는 5월이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로 가장 방문하기 좋은 시기로 추천한다. 정원이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정원만 보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많은데 나도 학기가 끝나는 5월이면 1년 간 열심히 산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항상 방문하곤 했다. 정원의 경우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동네 주민들을 위한 일종의 공원 같은 역할도 하는 셈.

77 Rue de Varenne, 75007



피카소 미술관 (Musee de Picasso)


photo © Bonheur Archive

두 번째 픽은 마레 지구에 위치한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는 스페인 사람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데 그가 죽고 난 후 소장하고 있던 작품의 일부를 프랑스 정부에 상속세 대신 기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덕에 파리 피카소 미술관은 그의 작품을 시대별로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미술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피카소나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미술관 자체가 아름다워 즐겨 찾았던 곳이다. 로댕 미술관은 정원이 아름다워 좋아했다면 피카소 미술관은 미술관이 아름다워서 좋아했달까. 피카소 미술관은 원래 호텔로 사용되던 건물로 이후 미술관으로 사용하다 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잠시 리모델링을 거친 후 더 넓어진 전시실과 테라스가 있는 카페까지 갖춘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피카소 작품을 직접 보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여유를 갖고 미술관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미술관 자체의 아름다움도 느껴보시길.

5 Rue de Thorigny, 75003


아틀리에 브랑쿠시 (Atelier Brancusi)


photo © Bonheur Archive

세 번째 픽은 퐁피두 센터 별관에 위치한 아틀리에 브랑쿠시. 루마니아 출신의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무료로 개방된다. 몇 년 전 아틀리에만 소개하는 글을 적었을 때까지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말 그대로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블로그나 브런치에 소개하는 이들이 꽤 늘어나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듯하다. 브랑쿠시의 작품을 보다 보면 묘하게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브랑쿠시와 모딜리아니는 절친한 사이로 서로의 작품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남들 다 가는 뻔한 곳 말고 조금 특별한 미술관을 찾고 있다면 자신만의 주관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현한 브랑쿠시의 아틀리에를 추천! (브랑쿠시와 그의 아내는 파리에 묻혀있는데 파리 3대 묘지 중 하나인 몽파르나스 묘지에 가면 부부의 묘를 볼 수 있다.)

Place Georges Pompidou, 75004



자코메티 재단 (Institutti Giacometti)


cdB7iOEt9W-SBYLPxdJdKFUMc68 photo © Bonheur Archive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2018년 봄에 문을 연 자코메티 재단. 피카소가 질투한 조각가이자 조각의 거장이라 불리는 스위스 출신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스케치와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자코메티는 철사처럼 가늘고 긴 독특한 형태의 조각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독특한 형태의 조각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미술관은 2시간 내외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규모로 입구에는 자코메티의 8평짜리 작업실도 재현해 두었다. 자코메티는 생전에 많은 부와 명성을 얻었음에도 죽을 때까지 좁은 작업실을 고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연녀였던 캐롤린에게는 아낌없는 물질적 풍요를 베풀었다고 하니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특이한 사람이다.) 메인 전시실의 작품은 기획전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방문 계획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을 살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자코메티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한 사람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니 사전 예매 역시 잊지 말 것.

5 Rue Victor Schoelcher, 75014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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