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자동차 회사의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면접 당시 "재영 씨의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평소 같았으면 극복 가능한 단점을 말하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말했을 거다. 그런데 그때는 무슨 생각인지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을 씁니다" 덜컥 말해놓고 보니 이걸 어떻게 포장해야 하나 싶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과 행동들을 신경을 써 나의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히 하게 되었고, 예전엔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엔 스트레스도 많이 안 받고 상대방들은 배려심이 깊다고 칭찬을 들을 때도 많다고 말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여전히 스트레스받고 자유로워지지 못했다. 그래도 조금씩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얼마 전 팀원들과 점심을 먹다 스포츠 얘기가 나왔다. 팀장님이 내게 잘하지 않아도 그 스포츠를 보면 잘한다 못한다를 구별할 줄 아는 스포츠가 있냐고 물었다. 그런 스포츠가 없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즐겨하지도 않았고, 즐겨보지도 않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곤 그냥 "참 재미없게 살았죠?" 하고 웃으면서 마무리했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예상과는 다르게 "너는 남자애가 스포츠 하나쯤 할 줄 알아야지"하는 식의 반응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공감대 형성이라도 하려고 억지로 축구나 야구라도 말했을 것이다. 그러다 얘기가 점점 깊어지면 불안해하고 그 자리와 사람들이 모두 불편해졌을 거다.
지금 주변에는 스스로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만 이 남았다. 억지로 축구나 야구를 말했던 친구들은 모두 멀어졌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다는 건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상대방이 축구를 좋아하니까 나도 축구를 좋아하는 척 속이다 보면 결국 그 관계가 불편해진다. 사실 그 친구도 내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좋아하지 않는 대로, 그냥 솔직하게 나의 생각을 표현하면 된다. 내 마음을 상대방이 기분 좋을만한 말과 행으로만 채우다 보면 정작 내 마음엔 나는 없고 상대방만 남아있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기분이 안 좋은 날엔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하고 내가 뱉었던 말과 행동들을 자기 전까지 곱씹으며 불편한 마음으로 잠까지 설치곤 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스스로에게 지치고 결국 그 관계를 망처 버리고 만다.
언제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운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내 안을 타인으로 꽉꽉 채워 스스로를 갉아먹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게 내가 생각하는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내 안을 나로 먼저 채우기 위해선 '솔직함'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에게도 솔직해지려 노력하고 있고, 혹여나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말과 행동이 압박으로 다가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