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 첫 프랑스 운전면허 도전기

20대엔 못 땄지만, 30대엔 아기와 함께 딴다! 프랑스 면허 도전기

by Eugene


20대 땐 왜 그렇게 바쁘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대학생 땐 학업과 인턴, 여행 등으로 바쁘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출퇴근하고, 또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운전면허’는 내 인생에서 한참 뒤로 밀려난 숙제가 되어 있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그때까지는 면허가 꼭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었어요. 서울이든, 해외든 대중교통은 잘 돼 있었고, 저는 늘 누군가의 조수석에 앉아 다니는 게 익숙했거든요.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니까 생각이 바꼈어요.

아이와 함께 프랑스에서 살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씩 실감하게 되면서 운전면허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모차를 끌고 무거운 짐을 들고 대중교통을 타는 일이 매번 쉽지 않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까요. 사실 파리 시내는 주차 문제 때문에 차보다는 택시가 훨씬 용이하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위해 운전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먹었어요. 육아휴직 동안 프랑스에서 운전면허를 따기로요.


프랑스 운전면허, 이렇게 시작해요!

프랑스도 한국처럼 수동(manuel)과 자동(automatique) 면허가 나뉘어 있어요. 여기는 수동인 자동차가 훨씬 많아서 (저렴하고 오래된 자동차를 많이 타서 그런 것 같아요^^;;), 운전면허 시험 응시자 중 수동 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약 86%로 주류를 이룬다고 해요. 고민을 많이 하다가 수동 시험은 어렵기도 하고, 연습 시간도 더 많이 필요해서 저는 그냥 과감하게 ‘오토(AUTO)’ 면허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미래를 조금 내다(?!) 보자면, 자동 변속기 차량의 수도증가할 것 같고 전기차도 많이 나오니 오토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오토 면허는 최소 실습 13시간 이상을 이수하면 되고, 그전에 교통 법규 필기시험(Code de la route)에 먼저 합격해야 해요. 반면, 수동 면허는 최소 20시간 실습이 기본이고, 실제로는 30~35시간 가까이 수업을 듣고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운전이 처음인 사람에겐 체력적으로도 꽤나 부담일 수 있다고 해요. 참고로 수동 시험 비중이 높아서 그런지 프랑스에서 운전면허 시험의 평균 합격률은 약 59.2%로, 상당히 도전적인 편이라고 합니다. 면허를 등록하고 나니, 살짝 두툼~한 교재 한 권을 받았어요. 무려 2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데, 이걸 다 읽고 이해하고, 문제도 풀고, 그다음에야 필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요.


필기시험(Code de la route) 정보

시험 형식: 40문항의 객관식 문제 중 최소 35문항 이상 정답을 맞혀야 합격합니다.

시험 비용: 약 30유로

시험 장소: 주로 우체국(La Poste)이나 공인된 시험 센터에서 실시됩니다.

시험 언어: 프랑스어.


실기시험(Épreuve pratique) 정보

시험 시간: 약 30분

시험 내용: 기본 운전 기술 평가, 긴급 제동 및 후진 주행, 차량 부품, 도로 안전, 응급 처치에 관한 질문

시험 비용: 약 101.80유로

합격률: 평균 약 59.2%

실기시험은 주로 운전 학교에서 제공하는 차량으로 진행되며, 시험관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의 능력을 평가받습니다.


✨ CPF 제도 활용

사실 운전면허를 준비하면서 걱정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용이었어요. 프랑스에서 운전면허를 따려면 수업료와 시험료 등 여러 가지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런데 다행히도 프랑스에는 CPF라는 정말 유용한 제도가 있어요.


CPF란?

CPF는 Compte Personnel de Formation의 줄임말로, 프랑스에서 일정 기간 이상 일을 한 사람이라면 자동으로 생기는 개인 교육 계좌예요. 쉽게 말해, 국가가 나의 경력 관리를 위해 쌓아주는 포인트 통장 같은 거예요. 매년 500유로 정도가 쌓이고, 여기에 쌓인 포인트를 활용해서 직업 교육이나 자격증, 어학, 운전면허 등 다양한 과정에 등록할 수 있어요. 저는 3년 전에 포인트를 이용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와인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따는데 이용한 적이 있어요.


오랜만에 포인트를 확인해 보니 꽤나 많이 쌓여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CPF 포인트를 활용해서 오토(AUTO) 면허 취득 과정 전체를 등록했답니다. 예전에는 이 포인트로 100% 전액 결제가 가능했지만, 올해 1월부터 약 100유로 정도는 등록비? 행정처리 비용? 개념으로 개인 비용을 부담해야 해요. 그래도 전체 금액에 비하면 정말 큰 혜택이죠. 이 제도 덕분에 저는 실제론 1,600유로 정도 드는 비용을 100유로로 해결했고, 그만큼 마음도 덜 부담되고 더 열심히 해보자는 의지도 생기더라고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아기를 낳고 처음으로 하는 도전이라는 생각에 꽤 설레기도 해요. 앞으로 운전대를 잡고, 아이와 함께 안전하게 주행하는 날을 생각하며 천천히, 하나씩 준비해보려구요. 프랑스에서 면허 준비 중이시라면 우리 함께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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