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시작한 우리 집 이유식

4개월 작은 한 숟가락부터 10개월의 식탁까지

by Eugene


프랑스에서 육아를 하다 보면 한국과 다른 지점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유식(diversification alimentaire) 은 프랑스식 루틴을 따라가게 되는 대표적인 부분이에요. 세린이를 키우면서 프랑스 유아식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기도 하고, 한국식으로 전환하기도 하면서 얻은 경험을 오늘 정리해보려고 해요.


프랑스 육아 정보 찾는 워킹맘분들께 특히 도움이 될 거예요.


프랑스에서는 보통 4개월 무렵부터 이유식 (diversification alimentaire - 식단에 다양성을 주는 시기)을 시작하라고 하고, 이 시기에는 알맹이 없이 완전히 lisse (입자가 전혀 없이 매끈한)하게 간 상태의 식품을 먹여요. 아기가 먹는 양도 워낙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시판 (petits pots)로 첫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프랑스는 유기농(Bio) 옵션이 정말 다양해서 선택하기 좋더라고요. 직접 해먹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유기농의 신선한 채소를 내가 잘 선택할 수 있을까, 관리를 잘할 수 있을까 등등 모르는 게 많아서 시판부터 시작했답니다.


이유식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정보도 많이 없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조언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Malin 사이트에서도 정보를 많이 습득할 수 있었어요. 아기의 식습관이나 영양분, 수면습관 등 전반적인 육아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시피도 공유해 줘요!


https://associationprogrammemalin.my.site.com/



제가 가장 많이 샀던 브랜드는 Babybio와 Blédina였어요. 맛도 부드럽고 재료 구성이 단순해서 초기 diversification에 딱 맞았어요. 시판 이유식은 보통 4개월, 6개월, 8개월, 12개월 단위로 단계가 나뉘는데, 단계가 올라갈수록 입자 크기와 재료 조합이 달라져요. 프랑스 부모들도 이 단계를 기준으로 식감과 양을 자연스럽게 조절해요.


처음 이유식을 시작했던 4-6개월 시기에는 프랑스 소아과에서 권장하는 방식대로 한 가지 재료만 2-3일 먹여보고 반응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세린이는 다행히도 당근–완두콩–panais(파스닙)-감자 순서로 모두 잘 먹어주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이때는 모유가 주식이라 부담 없이 petits pots로 가볍게 시작했던 시기였어요. 당근을 너무 자주 먹였더니 아주 약간 변비 반응이 와서, 호박이랑 배를 먹였더니 또 괜찮아지더라고요!

아기마다 음식 반응이 다 다를 수 있으니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상황에 따라 맞춰서 바꿔주는 걸 추천해요!

6개월 후반~7개월쯤 한국에 갔을 때는 조금 다른 루틴으로 바뀌었어요. 외출할 때는 쿠팡에서 엘빈즈, 루솔 초기 이유식을 사서 먹였고, 집에서는 쌀과 소고기를 푹 끓여 만든 죽, 과일 퓌레, 플레인 요구르트 등을 섞어가며 한국식으로도 먹였어요. 프랑스식과 한국식을 자연스럽게 섞어볼 수 있었던 시기라 나름 재밌었어요.


10개월이 된 지금은 모유 중심에서 점점 ‘식사 중심’으로 넘어가는 단계라서 입자감을 조금씩 늘려주는 과정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프랑스 petit pot는 8개월·12개월용이라 해도 생각보다 입자가 크게 나오지 않아서, 직접 만들어 먹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대신 모든 걸 다 해먹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프랑스 부모들처럼 직접 만든 이유식 + 시판 제품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특히 생선류는 손질도 번거롭고 아기용으로 조리하기가 까다로워서 여전히 Bio 생선 petit pot 제품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프랑스는 생선 기반 petits pots도 잘 나와서 이런 부분은 확실히 편하더라고요.


이제는 제철 야채 위주로 직접 만들어 먹이는데, 프랑스에서 구하기 쉬운 potimarron(포티마롱), 양배추, 무(daikon), 소고기, 호박, 고구마 등을 조금씩 섞어서 죽보다 살짝 입자 있는 consistency로 만들어주면 세린이가 정말 잘 먹어요. 특히 장염으로 고생했던 시기에는 쌀 + potimarron + 양배추 조합이 마치 보약처럼 쏙쏙 들어가서 얼마나 안심이 됐는지 몰라요. 프랑스에서도 이렇게 한국식으로도 충분히 건강하게 만들 수 있구나 싶어 기뻤어요! 소고기는 어떤 부위를 살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정육점 가서 아기 이유식 해먹 일건데 가장 좋은 부위로 조금만 줘보세요 했더니 주더라고요!



한국에서 육아선배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꼭 꼭 필수로 사 오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어요! 맥시멀리스트 남편은, 찜기부터, 초퍼 뭐 다 사고 싶어 했지만 ㅋㅋㅋㅋ 밥솥으로 고압 찜하면 된다는 친구들의 조언으로 이유식 밥솥 칸막이를 사 왔는데 정말 필수템인 것 같아요! 초퍼는 유튜브로 검색해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Ninja로 구매했는데 대만족이에요!!!


쿠쿠 밥솥으로 고압찜 40분

과일이랑 요플레는 어린이집이나 주말엔 집에서도 매일매일 먹이고 있고, 설탕이 전혀 가미가 안된 유기농 퓌레가 프랑스에는 정말 많아요. 이런 형식으로 사서 숟가락에 조금씩 짜서 줬는데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잘 빨아서 짜 먹어요 ㅎㅎ외출할 때나 여행할 때 먹이기가 편해서 너무 좋아요!



프랑스에서 이유식을 해보면, 유기농 식재료 접근성이 좋고, 단계별 petits pots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가볍게 시작해서 점점 확장해 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잡히는 것 같아요. 저도 초반에는 거의 시판 제품으로만 시작했고, 입자감을 늘려야 하는 시기부터는 직접 해먹이는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어요. 아직도 생선처럼 번거로운 메뉴는 시판 제품을 잘 활용하고요.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선택이 아닐까 싶어요.


외국에서 해외 육아하면서 이유식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께,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엄마의 상황이나 아기의 취향에 따라 맞춰서 하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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