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회사, 점심시간은 진짜 관대할까?

프랑스 회사의 점심시간, 길고도 짧은 그 시간

by Eugene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긴 점심시간이죠. “프랑스 사람들은 점심을 2시간씩 먹는다”는 얘기도 종종 들리는데, 실제로는 회사마다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저도 예전에 서울에 있는 프랑스계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정말 바쁘거나 외근을 제외하고는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쓰곤 했었어요. 천천히 식사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며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게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죠.


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조금 달라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스타트업, 작은 규모의 회사지만 업무 효율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곳이에요. 점심시간은 보통 1시부터 2시까지로 정해져 있는데, 실제로는 1시간도 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점심시간이 짧아지는 이유

회의가 1시 넘어서 끝나거나,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벌써 1시네?” 하고 깜짝 놀랄 때도 많아요.

그리고 2시에 바로 이어지는 미팅이 있으면, 준비까지 해야 하니까 점심시간이 자연스레 짧아지곤 하죠. (그래서 내부 미팅은 주로 2시 10분 혹은 15분 이후부터 잡곤 한답니다^^;;) 회사 분위기가 “1시간을 꼭 지켜야 해”라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야근을 원치 않다 보니 점심시간을 짧게 쓰고 오후 일을 빨리 끝내는 쪽을 선호해요.


점심 메뉴는 다양하게

화장품 업계인 저희 회사는 여초 회사라 그런지, 대부분은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거나,

근처에 있는 모노프리나 프랑프리 등의 마트에서 샐러드나 레토르트 식품을 사 와서 간단히 해결하곤 해요.

프랑스에는 Picard(삐까)라고 냉동전문 식품점이 있는데, 가성비 좋고 종류도 정말 다양해서 식비를 아끼고자 하는 직원들이나 인턴들은 삐까에서 자주 사 먹고요. 물론, 점심시간에 프랑스 가정식, 일식, 보분, 샌드위치 등을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경우도 있고, 마트에서 치즈, 샐러드, 과일 등을 사서 회사 내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는 직원들도 있어요. 저는 가끔씩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혼자 레스토랑, 특히 한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의 특별한 약속이 있을 경우에는 점심시간을 2시간, 2시간 반까지 늘려서 쓰기도 해요. 다만 이런 경우엔 저녁에 조금 더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끝내거나, 다음 날 일찍 출근해 마무리하는 식으로 조율해요. 자율적이고 유연한 분위기 덕분에 가능한 일이죠.


점심시간을 활용한 운동

저희 회사는 업무 효율과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Urban sports Club (어반스포츠클럽)* 프로그램을 지원해 줘요. Urban sports는 다양한 운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정기구독 서비스인데요. 회사에서 50% 요금을 지원해 주다 보니 한 달에 37유로만 내면 여러 프로그램 중 매일 한 클래스씩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요. 수업대신 헬스장이나 수영장에서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점심시간에 1시간 수업을 듣는 것도 허락해 주기 때문에, 이 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의 센터에서 운동하고 돌아와 근무하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직원들도 많아요. 그런 날은 자연스레 저녁에 조금 더 남아서 일을 끝내는 분위기죠. 저는 어반스포츠를 등록해 주로 요가, 필라테스, 발레, 스피닝 수업 등을 들었어요.



*Urban sports(어반스포츠)란?

어반스포츠는 한 가지 운동에 국한되지 않고, 요가, 필라테스, 크로스핏, 수영, 클라이밍, 스피닝 등 다양한 운동을 하나의 정기권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예요.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도 서비스되고 있고, 특히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유연한 스케줄과 폭넓은 선택권 덕분이에요.



프랑스의 점심시간은 생각보다 관대하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로는 너무 자유로워서 놀랄 때도 있어요. 회사마다, 사람마다,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업무 효율, 개인의 건강, 그리고 동료들과의 소소한 점심시간을 잘 조율해 나가는 문화가 프랑스 회사 생활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날이 좋은 봄, 여름, 가을에는 회사 2층 테라스에서 다 같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즐겁게 식사를 하고 태닝(?!)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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