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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뭐 어때서?

피부미인ㆍ동안피부

by 구본미

“얼굴이 그게 뭐꼬? 피부관리실이나 성형외과가 주변에 널렸구먼. 좋은 세월에 와 그러고 사노 말이다.”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지인이 할 일이 그리 없는지 남의 외모 걱정에 지나친 잔소리를 퍼 붓는다. 고맙지도 않은 과잉 친절을 마구 베풀며 참견을 넘어 외모 비하 수준이다.


내 입장에서는 반대로 그런 말씀 마시고 제발 밖에 나가서 꽃과 나뭇도 살펴보고 하늘과 햇빚과 바람도 한 번 느껴 보시라 권하고 싶다. 햇빛을 쏘이면 천연 비타민 D 생성으로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아 불면증과 우울증에 그만이라며.


내심 은근히 나의 외모가 문득 걱정되어 예순하고도 다섯을 넘은 나이에 문득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내 얼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젊었을 때 실내운동보다는 걷기와 마라톤,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등산, 스키 등 야외 운동을 주로 즐겼었다. 모두 강렬한 햇빛과 거친 바람을 가르는 속도 운동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은 야외운동을 빼눟지 않는다


피부 노화를 가장 빨리 앞당기는 일은 선크림을 안 바르고 햇빛에 노출하는 것, 단것을 많이 먹거나 좋아하는 것이라고 한다. 햇빛에 노출된 흔적으로 기미, 잡티, 검버섯과 바람에 거칠게 그을리고 주름진 피부를 훈장처럼 ㅡ

다만 야외운동을 즐겼을 뿐이고 선크림을 챙겨 바르지 못한 나의 게으름이 문제겠지만 검게 그을린 내 얼굴이 뭐 그리 잘 못 되었다는 것인지?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 자부심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저마다의 모습으로 내면에 쌓인 남의 삶의 두께를 인정해 줄 수 없는지, 보이는 외모로만 평가하고 내면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는 지, 그네들의 안목 문제인지, 나의 시대에 떨어진 구태의연한 삶의 방식 문제인지 ㄸㅏ져 봐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의 햇빛 샤워 사랑은 멈출 생각이 없고 바꿀 수도, 양보할 수도 없다. 이미 오래 전 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 건강 전담 코치 역할을 제대로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을린 얼굴로 씩씩하게 운동하는 것이 나만의 건강 관리 비법이고 내 얼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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