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치니까 기분 괜찮네
오늘은 사무실 출근 날이었다. 급행 열차를 기다리는데 방송이 나온다. 용산역에서 시위를 하고 있어서 열차 운행이 지연된다는 것이다. 성격이 급해 원래도 열차 시간 되기 15분 전에 도착해 외부 승강장에서 기다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강추위에 35분 동안 바깥에서 기다리게 된 셈이다.
열차에 탔는데 이번에는 무슨 준법 운행으로 승강장에서 열차 문을 열고 한참을 서 있다. 찬바람이 파도처럼 불어닥친다. 어쨌든 시위하고 준법 운행 때문에 열차가 줄줄이 밀려서 지연 운행까지 발생했다! 아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오늘 이럴까?
집에서 아침 7시 55분에 나와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가서 15분 기다려서 급행 열차를 탄 뒤, 시위, 준법운행, 지연운행의 파도를 헤치고 회사에 도착하니 9시 55분이다. 평소라면 1시간 30분쯤 걸리는 길인데 오늘은 2시간이 걸렸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한 노선에서는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았다는 거다.
퇴근 후에 돌아갈 일이 걱정이었으나, 올 때는 의외로 괜찮았다. 웬일로 또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왔고, 오히려 평소보다 7~8분 빨리 도착했다. 한 달에 한 번 안과에 가서 안약을 타야 하는데, 병원 닫기 전에 딱 도착해서 약도 탈 수 있었다. 이건 기분이 좋구먼. 버스도 시간 안에 와서 환승 요금을 내고 집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은 최하는 면한 출근길(자리에 앉았으니까) 그리고 최상의 퇴근길이었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