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운전면허 시험

당시에는 어렵고, 지나고 보면 쉽다.

by 정이나

아이가 운전면허 시험을 보게 되었다.


"운전 면허 필기시험은 쉽지. 웬만하면 다 합격이야."

우리는 말했다.


그런데 아이는 학원에서 준 문제집을 한번 펼쳐 보지도 않는다. 운전면허 시험이 아무리 쉽다고 해도 저래가지고서야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을까?


우습지만 남편과 나는 아이가 수능을 볼 때보다 더욱 걱정했다. 아이가 없을 때면 우리 부부 대화의 주요 화제였다. 이윽고 시험 당일, 아이는 모의고사를 한번 치러 보고는 71점을 맞았다고 했다. 70점을 넘어야 합격인데, 71점이라니, 한 문제만 더 틀려도 불합격이다.


아이는 시험장에 사람이 하도 많아 3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시험을 보았다고 한다. 할 게 없어서 계속 모의고사를 보았더니 볼 때마다 점수가 올라서 결국 88점으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이게 웬일이얏! 우리는 기뻤다.


이번에는 기능 교육일이 다가왔다.


"기능은 쉽지. 대충 해도 한 번에 딸걸. 게다가 젊어서 머리도 좋고 감각도 좋잖아."

우리는 말했다.


그러나 아이는 첫날 2시간 교육을 받고 와서는 징징거린다.


"아니, 선생님이 계속 뭐라고 그래. 브레이크를 왜 콱콱 밟냐고 하고, 아줌마보다 못한다고(?) 하고. 그리고 왜 출발할 때 왼쪽 깜박이를 켜고, 주차한 후에는 왜 핸드브레이크를 내렸다 올리는 거야? 왜 핸들을 두번 돌리고, 다시 두번을 반대로 돌리고, 왜 왼쪽 커브 길에서 깜박이를 켜지 않는 거야?"


학원에서 운전 선생님이 답답해서 뭐라 그러는 거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싶었다. 아니, 거금 주고 배우러 갔는데, 왜 타박을 주는지... 그리고 설명을 할 때 이유를 말하지 않고 그냥 공식만 알려주니 기억하고 적용하기 힘든 것일 터다.


나는 밤에 그래서 방 안에서 아이한테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지만, 귀에 별로 들어오지도 않는 듯했다. 당장 다음날 2시간 교육을 받은 뒤, 바로 시험이니 애가 긴장을 해서 잠도 안 올 것 같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냥 떨어져도 되니까 침착하게 하라고 했다.


드디어 오늘, 아이는 운전 학원에 갔다. 3시간 후 연락이 오더니 "마트 지나가고 있는데 뭣 좀 사 가지고 갈까?"고 물을 뿐, 시험에 대해 말이 없다. 나는 '떨어졌나?' 하고 생각해서 시험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런데 전화 끊고 나서 다시 전화가 오더니, 귀찮다고 마트에 안 들르고 그냥 집에 간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물어봤다.


"시험 어떻게 됐어?"

"뭘 물어봐, 붙었지 내가!"


남편은 소식을 듣고 기뻐한다. 셋이 모여서 하하호호 웃는 얼굴로 이야기한다. 처음 출발 때 왼쪽 깜빡이 켜는 걸 잊었고, 차선 한 번 밟아서 15점 감점됐지만 합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남편이 말한다.


"이제 도로주행만 남았네. 도로주행이 젤 쉬워."

"아니.... 아빠는 뭐든지 다 쉽대!"


우리는 한바탕 웃고나서 축하의 의미로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도로주행교육은 지금 예약을 해도 3월에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니, 한참 뒤에나 딸 수 있겠다. 도로 주행도 안전하게 잘 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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