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보가 아니야, 정말 어이가 없네
이 작품은 참 괜찮다. 전체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각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데, 각 인물의 역할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계속 변환시키는 점이 반전이고 예술이다. 보통 이런 소설을 읽을 때는 독자들도 진실이 무엇인지 맞혀 보려 하는데, 자신이 맞힌다고 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 일개 독자가 맞힐 정도로 허술한 플롯이구나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상외의 결말이 나와야 재미있는 것이 미스터리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내가 진실을 일부 맞혔다 하더라도 계속 재미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엎치락뒤치락이 뒤로 갈수록 완전히 빈번해진다. 각 인물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각자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로의 진실을 묻어두고, 내가 불리해질 때면 자신은 포장하고 상대방을 까발릴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다. 심지어 소설의 주를 이루는 두 인물들 외의 인물들까지 순진하거나 영악해보이는 얼굴 이면에 다른 공작을 펼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하다. 어쨌든 끝까지 서로를 향해 언제든 찌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얼굴에 순진한 미소를 띄우며 이 작품은 끝난다. 지극히 현실 속의 나와 너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생생하고 흥미로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