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프리지아 향기
내일 모레 아이의 졸업식인데, 어제 인터넷으로 생화를 주문하려 하니 '품절'이 떠 버렸다.
"큰일 났어! 품절이래!"
남편은 그럼 직접 꽃집에 가서 사자고 한다. 꽃집이 모여 있는 역 지하상가에 가면 꽃이 크게 비싸지 않다고 한다. 그 역에 들를 때면 남편이 가끔 꽃 작은 다발을 사 가지고 온 적이 있으니까 믿음이 갔다.
오늘 일을 끝내고 부랴부랴 역 지하상가로 갔다. 꽃집이 보이기도 전에 꽃향기가 엄청 풍겼다. 가 보니 비좁은 꽃집이 대여섯 군데 있었고, 졸업시즌이라 꽃을 사려는 사람이 꽤 많이 서성이고 있었다.
아이가 남자이기 때문에 분홍 계열 장미류 보다는 프리지아에 더 눈이 갔다. 노랗고 소박하면서도 흐드러지는 느낌의 귀여운 꽃이다. 안개꽃과 같이 다발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환하고 화려했다. 내 눈길을 알아챘는지 꽃집 사장님이 얼마짜리 원하냐고 했다. 가격을 말하니 전시된 거보다 더 크게 만들어준다고 장담한다.
과연 받아든 꽃다발은 풍성하고 싱그러웠다. 초록색 잎사귀도 더해 주셨는데,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다. 이 잎가지도 참 귀엽고 생생하다.
이제 꽃도 샀겠다, 안심이 되기도 하고, 곧 결혼기념일이기도 해서, 식당에 들러 보리비빔밥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고 집에 돌아왔다. 시원한 곳 넉넉한 유리꽃병에 물을 담아 프리지아 다발을 꽂아 놓았다. 온도도 체크했다. 오늘밤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으니 꽃이 얼 염려는 없다. 훈훈하지 않으니 꽃이 너무 피어버릴 걱정 역시 없다. 이틀은 끄덕없다.
프리지아의 꽃말을 찾아보니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다.
이 꽃다발 들고 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할게, 사랑해!
온 집 안에 꽃향기가 그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