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앨범이 너무하다
내일이 졸업식이라 일찍 하교한 아이랑 같이 졸업 앨범을 봤다.
요즈음은 한 반에 학생 수가 적어서 그런지 단촐한 사진들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 아이 사진이 없다?
알고 보니 너무 심하게 얼굴 보정을 해서 내 아이 같지가 않다. 아니, 졸업사진 얼굴을 이렇게까지 턱을 깎아 없애면 어째? 그렇잖아도 아이들 다 말이 많다고 한다. 보정은 AI로 일괄적으로 돌리는 건지... 턱이 작은 아이는 그나마 너무 갸름해져서 사람 같이 보이지도 않는다. 어떻게 졸업사진을 이렇게 만들어 놓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진도 애들을 다 몽땅하게 찍어 놓고, 이미지를 얼마나 날렸는지 교복에 해상도가 떨어져 어른어른 이상한 문양까지 생기게 해 놓았다.
"아니,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겠네."
졸업식 전날에야 앨범을 나눠주니 불평할 시간도 없다. 이런 식으로 업체는 피드백 상관없이 마구 해 놓는 것이로구나.
생각해 보면, 나 어렸을 때 졸업앨범이 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보던 얼굴 그대로 실어 놓았으니까. 그땐 포토샵을 안 해서 그런지 해상도도 그때 이미지가 더 선명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리고 선생님 얼굴 사진이 참 작게 들어갔다. 3학년 담임 샘 사진만 들어가니 다른 과목 선생님은 추억하기도 힘들겠구나 싶다. 괜히 얼마전에 오신 교장샘 얼굴만 한 페이지 전면 다 들어갔다. 아직도 이쪽 분야는 충분히 현대화되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 사진은 테마를 정해서 재미있게 찍긴 했지만, 요즘 시대치고는 참 구태의연하게 구성된 게 아닌가 싶었다. 업체는 한 번 선정되면 계속 그 학교와 일하게 되는 것일까? 졸업생들은 말이 없으니...
어쨌건 내일 졸업식이라 조금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다 앞에 나가서 교장샘께 졸업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교장샘이 다른 곳으로 가신 뒤 새로 오신 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초등학교, 중학교 다 교실에서 간단히 졸업식을 했었는데, 고등학교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