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마음과 설렘
아침에 전전긍긍하며 긴장하다가 드디어 졸업식에 갔다.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많이 왔다. 본 순서 시작시간 40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거의 만석이었다. 겨우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이들이 만든 영상을 보았다. 자유로운 청춘들이구나 싶었다.
우리 아이가 졸업생 대표로 올라가서 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보니 무척 자랑스럽고 보람이 느껴졌다. 그렇지 않았다 해도 늘 자랑스럽고 든든한 아이임에 나는 가슴을 쫙 편다.
졸업식순에 뭔가 불합리한 점이 좀 보였지만, 나이먹은 사람의 참견이니 속으로 삼킨다. 그래도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순수하고 예뻤다. 끝나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선생님을 찾아가 뵙느라 1시간도 더 걸렸다. 우린 강당에서 기다리다가 먼저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에 돌아왔다. 배가 불러서 공원도 두 바퀴 돌았다. 집에 돌아와서 꽃을 손질해서 꽃병에 꽂고, 뜨듯한 차도 한 잔 마셨다. 그러고 나니 피곤이 몰려왔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졸업식과 달리, 고등학교 졸업식은 왠지 더 아쉬움을 남긴다. 이제 아이가 성인이 되었고 그만큼 부모에게서 더 멀어져 갈 것이기에 그런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되니 홀가분하면서도, 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하던 시절이 그리워질 것 같은 마음에 그렇다. 그만큼 나는 더 늙어갈 거라는 게 명백하다. 이제 사람 얼굴도 잘 구별도 못하고, 눈도 침침해서 잘 안 보인다. 이해력도 떨어지고 생각도 느려진다. 오래전, 내가 내 부모님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지 떠올려본다. 그리고 내 아이도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겠지 생각하니, 그 또한 자연스러우면서도 서글픈 면이 있는 것이다.
설레는 마음도 있다. 아이의 새로운 시작은 나의 새로운 시작과 같다. 대리만족도 되는 것 같다. 아이를 통해서 나는 다시 한 번 대학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고 청춘을 소환하고 되새길 것 같다. 멋지고 즐거운 인생을 살도록 늘 응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