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친절한 사람들
한 달 반쯤 전에 갔던 한식부페 식당에 오늘 또 갔다. 그런데 들어가니 직원 분이 내게 무언가를 건네 준다. 뭔가 하고 봤더니, 세상에! 지난번에 식당 이벤트로 찍은 즉석 네컷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는 남편과 내가 호들갑을 떨면서 찍은 웃기는 모습들이 잔뜩 찍혀 있었다.
"지난번에 사진을 두고 가셨어요."
"아, 네, 사진이 2장 나왔나 보네요. 제가 1장만 가져갔네요."
고맙게 받아들고 나서 생각해 보니 조금 창피해진다. 사진이 2장 나오는 것도 모르는 늙다리인것 같아서 그러기도 했지만, 이 사진을 발견하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을 직원분들을 생각하니 그랬다.
아마 사진을 유심히 보면서,
"이분들은 부부가 이렇게나 사이가 좋으시네." 했을 거고, "이렇게 사이 좋은 걸 보니 혹시 부적절한 관계가 아닐까?" 하고 서로 농담을 던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미인 미남이거나 부티가 나 보이지 않으니 '그럴 리 없을 거'라고 누군가 진지하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진을 돌려주기 위해 오는 손님마다 사진 속 그 손님이 아닌가 유심히 얼굴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러길 한 달 넘게 하다가 오늘 드디어 얼굴이 매치된 (아마 의상도 똑같은) 두 노친네 부부를 알아보고는 '어서 사진을 돌려주자' 생각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이 후련했을 것이다.
그래도 버리지 않고 돌려주었으니 고맙다. 그렇게 25년도에 크리스마스 초록 배경에서 두 부부가 호들갑 떨며 찍은 사진은 26년 새해가 되어 주인에게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