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블루피리어드>
요 며칠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온통 판타지인 애니메이션 가운데 1900년대초 런던에서 미술학교에 다니는 다국적 학생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일본인 여성 릴리와 영국귀족 키트는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을 쌓아가는데, 그 사랑이란 것이 좀 애매하긴 했다.
키트는 릴리를 뮤즈로 사랑하는 느낌이었고, 릴리는 키트의 '세상을 그려내는 방식'을 사랑하는 느낌이었다. 릴리에게 그림 천재 키트가 그린 그림은 환상 그 자체였다. 이에 키트는 릴리에게 '그곳에 함께 가자'며 이끈다. '그곳'이란 처음부터 둘이 가고 싶어 했던 '백합(릴리)가 가득 핀 동굴'일 수 있지만 동시에 그 둘이 각각 원하는 그 이상향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애초부터 일본의 드라마나 애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반듯함'과 '은근함'에 있다. 물론 장르마다 다르겠지만 그러한 건전함과 도덕적인 부분, 노골적이지 않은 부분 그런 부분이 나는 좋았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무척 내 마음을 끌었고, 감상하는 동안 마음을 순수하게 유지시켜 주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결국 끝까지 보지 못했던 애니 '블루피리어드'와 달리 로맨스가 있어서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대적 배경과(물론 전쟁은 빼고.) 미남미녀인 주인공, 예술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 등이 어우러져서 무척 재미있었다.
참고로 '블루피리어드'는 굉장히 멋진 작품이다. 그림이란 무엇인지, 왜 그림이 예술인지, 왜 어떤 그림이 명화가 되는 건지, 그림은 화가나 감상자에게 어떤 울림과 변화를 가져다주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려 한 작품이다. 곧 다시 이어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