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 앉지 않는 입식 생활을 한 지 십 년도 넘은 것 같다. 시작은 허리디스크였다. 웬만하면 허리를 구부리지 않게 멀티탭까지 전부 허리 높이로 올렸다. 머리도 서서 감는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허리에 큰 문제 없이 지냈다.
그런데 어제오늘 잠깐씩 어쩌다 방바닥에 앉았는데, 참 좋았다. 뭔가 옛날의 향수?도 느껴지고, 뭔가 더 안정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의자나 침대에 앉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그동안 그토록 바닥에 앉은 적이 없었나 의아할 정도로 오랜만의 느낌이었다.
살다 보면 그동안 너무도 당연하고 익숙했던 것들에서 '낯섦'을 발견할 때가 있다.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통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전에는 고통스럽기만 했던 '부족함'이 오히려 다음날의 '기대와 설렘'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어제는 싫었지만 오늘은 좋아지기도 한다. 나이가 먹어도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깨달음은 여전히 많다.
지금 너무 배가 고픈데, 시간이 늦어서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내일 먹을 아침을 기대하며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기로 한다. 굶주림의 고통?이 행복으로 변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