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꽃 선물

남자들 필독!

by 정이나

요즘 이래저래 심란했는데 어젯저녁부터 갑자기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안달복달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자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이 작은 꽃다발을 사 왔다. 젊을 땐 안 그러더니, 나이먹으니까 종종 꽃을 사 온다. 꽃을 받으면 먼저 사진을 찍어서 엄마랑 동생이 있는 단톡방에 자랑을 해서 부러움을 산 다음에, 꽃병에 꽂는다. 그리고는 볼 때마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서 향기를 맡고, 기꺼이 꽃병을 향해 허리를 구부리며, 꽃을 만지고 그 무늬를 자세히 살펴본다. 매일 물을 갈아주며 마치 강아지라도 돌보듯이 관심을 기울인다. 2주 정도 되면 하나씩 시들기 시작하는데 그때는 시든 꽃은 빼 주고 그래도 괜찮은 것은 줄기 끝을 잘라 준다. 꽃이 날마다 조금씩 더 열리는 과정도 경이롭다.


같은 값이지만 붕어빵 한 봉지는 한번 먹어 버리면 끝이나, '먹지도 못하는' 꽃은 3주간의 기쁨이 되어 준다. 볼 때마다 꽃을 준 사람을 생각하고 고마워한다. 이처럼 가성비 넘치는 선물이 또 있을까? 남자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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