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남쵸 호수 속의 하늘
아리는 곤히 자고 있는 웨이를 바라보았다. 웨이는 내일 낮에 상하이로 돌아간다. 웨이가 눈을 떴다. 웨이는 기적처럼 갑작스레 펼쳐지는 일에도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지금 티베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은 신의 뜻이었고, 웨이는 신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마음속이 평화롭고 작은 일에도 커다란 기쁨을 느꼈다.
얼마나 되었을까? 아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페지아를 받쳐 들고 있었다. 아리는 웨이를 생각하며 108번을 저었을 것이다. 기쁘고 감사했다. 웨이는 차페지아를 받아들었다. 아리의 마음만큼이나 따뜻했다.
“늦었니?”
아리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
“말을 준비해 놓았어. 어서 가자.”
아리와 웨이는 아빠가 끄는 마차를 타고 라싸로 갔다. 아리와 함께 탄 마차는 예전과는 달리 편하게 느껴졌다. 둘은 버스로 갈아탔다. 곧은 아스팔트는 산을 끼고 돌아 호수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호수에 가는 버스 안에서 아리와 웨이는 말이 없었다. 내일이면 둘은 헤어지게 되는 것이다. 첫 데이트를 떠나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처럼 차 안에서는 왠지 모를 어색함이 흘렀다. 웨이가 애써 웃으며 말을 걸었다.
“아리야, 걱정하지 마! 만나면 헤어지게 되지만, 헤어지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야.”
“그래 맞아.”
아리도 쾌활함을 금세 되찾았다.
“우리, 아주 잠시 서로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각자의 사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자! 그 사원에는 시간도 공간도 없어. 사원에 들어서면 상하이와 티베트는 한 걸음만큼이나 가까울 거야! 내 숨소리는 바람을 타고 네게 전해질 것이고, 웨이의 부름은 바람을 타고 나에게 닿을 테니까.”
남쵸 호수는 티베트 말로 ‘하늘 호수’라는 뜻이었다. 에메랄드빛 수면에는 사철 눈 덮인 탕글라 산맥이 고스란히 비쳤다. 남쵸 호수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웨이에게서 나온 영혼이 맑디맑은 남쵸 호수에서 깨끗이 목욕을 하고 새 영혼이 되어 웨이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호수 주변으로는 사람들의 꿈들이 오색 타르쵸에 실려 바람을 타고 세상으로 내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