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에 대하여

by 정이나

“혹시 흰색 신발이 있나요? 때로 흰 바지를 입나요? 하얀색 가방은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사람들이나 요즈음 청년들은 쉽게 흰색 물건을 고를지 몰라도, 나는 흰색을 잘 고르지 않는다. 때가 잘 타서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척을 한다 해도 흰색 섬유는 왠지 후줄근해지기 마련이고. 어두운 색상을 고르면 후줄근함이 티가 잘 안나서 꽤 오래 사용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쉽게 흰색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관리를 하는 것일까? 집안의 가구나 벽지, 문 같은 것이나 자동차 색상은 흰색을 쉽게 고르지만 이상하게 옷이나 가방은 흰색을 피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요즈음은 왠지 흰색을 입거나 들고 다니고 싶어졌다.


물건을 하나 사서 천년만년 쓸 것도 아니고 몇 번 세척하면서 일이 년 정도 쓰면 되는데 굳이 흰색을 피할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검은색을 사도 금세 싫증을 내기도 하니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 시커먼 색은 입으면 사람도 어두워 보이는 것 같다.


큰마음먹고 지난주에 하얀색 스니커즈를 샀다. 배송이 되었다. 신어 봤다. 작다. 반품을 하면서 내심 잘됐다 싶었다. 역시 흰색 신발은 부담스러워!


다음날 흰색 미니 가방을 주문했다. 배송이 되었다. 들어 봤다. 이건 킵! 어제 모임에 들고 나갔다. 아무도 예쁘다고 해 주지 않았지만 일단 흰색 물건을 가지고 나간 것이 내게는 큰 도전이라서 그런지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흰색 스카프를 주문했다. 배송이 되었다. 둘러 봤다. 이것도 킵!


흰색을 착용한 사람은 왠지 깔끔한 사람이고, 성격도 밝고, 적극적이고, 젊고, 돈도 많고, 프로페셔널한 사람일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느낀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느낄까? 어쨌든 흰색 가방과 스카프로 나의 흰색 라이프를 한번 시작해 본다.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07화혼자서 슬며시 미소 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