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 그런데 멤버십 글만 쓰고 있다. 요즘은. 그런데 서서히 어떤 생각이 들고 있다. 멤버십 글만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돈을 벌려고 멤버십을 시작한 게 아니고, 그냥 '아무도 못 읽게 하려고' 멤버십으로 설정했다. 좀 우스운 방법이긴 하지만 어차피 아무도 멤버십에 가입 안 할 걸 알아서다. 한동안 블로그에 쓰기도 했지만 진짜 아무도 안 읽는다. 나도 남의 글 별로 안 읽고. 그러니 피차일반이다.
그런데 멤버십 글이든 뭐든 요즈음에 자주 쉽게쉽게 써서 올렸더니, 뭔가 어떤 움직임? 같은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누가 좋아요를 눌러도 '어차피 읽지도 않고 누르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생각 안 했는데, 요즈음에는 글쓰는 횟수에 비례해 그런 반응들이 늘어나니까 조금은 관심을 받는 것처럼 느낀다. 역시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착각이 나를 더 '쓰게'하고 내게 활력을 준다면 유익한 착각일 것이다.
어쨌든,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멤버십 아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내 브런치에는 소설이니 동화가 올려져 있지만, '지나간 글에는 미련을 두지 말고 새로운 글이나 빨리빨리 재미있게 써라!'라고 내 가슴이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뭘 쓰나? 브런치북 '하루와 하루가 만나서'에는 가벼운 일기 같은 글이랑 일상을 따뜻하게 바라본 단상 같은 것을 쓰고 있는데, 그밖의 것들은 뭘 쓰면 좋을까? 산골에 실제로 살았던 이야기? 시어머니랑 알콩달콩? 살아온 이야기? 아기때부터 아이를 홈스쿨링한 이야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으며 키운 아이가 든든하게 자라난 이야기? 남편의 희귀병 투병의 길을 함께 걸어온 이야기? 공대 졸업생이 출판사에 들어가 20년 스테디셀러를 만든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 어렸을 때 아빠 사업이 망한 이야기?...왠지 뭔가 진부해지려고 한다!
사실 요즘엔 한번쯤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엉뚱하지만, 그냥 정통 추리소설을 하나라도 써 보고 싶다. 그러려면 공부좀 해야 하는데? 도대체가 이것저것 뭐가 너무 많아서 생각만 한가득이다. 이런 상태가 되도록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이백 년이라도 모자랄 것 같아서 걱정되는 상태가. 이런 걱정을 하는 건 내가 역시나 젊지 않아서 그럴 거다. 나이가 들수록 몸도 마음도 금방 무너져 버리기 쉬움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렇다. 열정과 체념 내지는 안주 그 사이에서 위태롭게 또 하루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