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목에서 모기와 대치하다

by 정이나

어젯밤, 잠이 막 들락말락하다가 꿈속에 똑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무슨 2차 세계대전때 비행기가 공습하듯 '우우우우에에에엥~~'하는 소리가 나면서 왼쪽 광대에 무엇인가 하찮은 무게가 부딪쳐 왔다. 화들짝 깨서는 머리맡에 있는 스위치를 얼른 켜고 눈을 부라리면 방안을 훑어본다. 오호라, 모기란 녀석이 주로 앉는 곳을 내가 다 꿰고 있지! 천장도 바라보고, 빈 벽도 바라보고, 화분 사이도 살펴보았다. 없다. 다음 순간, 찾았다! 그때부터는 짝짝짝! 지그재그 위아래로 곡예하듯 도망치는 모기를 잡기 위해 허공에 대고 무수히 박수를 치게 된다. 자다말고 일어나서 모기의 서커스를 보면서 박수세례를 안기는 꼴인가! 재빠른 녀석, 비행이 거의 파리급이다. 요즈음 모기는 지능도 높아졌다. 그래도 멍청하게 잠자는 희생자의 광대에 쾅 부딪칠 정도의 녀석이라면 아이큐 세자릿수의 나님이 널 잡는 것은 시간문제렷다! 나는 책상 뒤에 모기채를 챙겨 뒀던 것을 기억하고는 양손을 치켜든 스모 선수처럼 모기와 대치했다. 그러나... 모기는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당췌 나오질 않았다. 나는 구시렁거리면서 서랍을 뒤져 전자식 모기약을 꺼내, 모기와 함께 유해한 가스를 들이마시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고녀석 때문에 내 소중한 잠을 날려 버릴 순 없었으니까. 나의 패배인가, 모기의 패배인가! 나는 어쨌든 잠들 것이고, 모기는 신선한 피를 포기하고 신선한 공기를 택해 도망치면 되렷다. 그냥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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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고 편집을 하고 취미로 피아노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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