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시쿨과 마이쮸

여행지에서 일탈하다

by 정이나

지난번 수술 이후로 남편 체중이 10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친김에 그 체중을 유지하기로 했단다. 그러려면 일단 단것, 기름진 것을 피하고, 가공식품과 과식도 멀리해야 했다. 천생 입맛이 초딩 입맛인 남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어느 앱에선가 '쥬시쿨'이랑 '마이쮸' 교환권을 받았다면서 편의점에 들르자고 했다.


"그거 너무 달잖아. 받아서 먹어봤자 백해 무익하니 그냥 받지 말자."

"그래도 공짠데..."

"그냥 받지 마."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는데, 남편은 그것을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며칠 전 부산 여행에 돌입한 첫날, 체력이 너무 약해 기력이 달려 버린 내가 편의점에서 '초코송이'를 샀을 때, 남편은 내게 그 쥬시쿨이랑 마이쮸 교환권을 내밀었다. 나는 구사일생한 심정이었지만, 내키지 않는 척을 하면서 쥬시쿨과 마이쭈를 찾아서 교환했다.


물론 남편은 먹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먹었다. 먼저 쥬시쿨을 쪽쪽 빨아먹고나서 초코송이를 조금씩 씹어 먹었다. 내가 뒷좌석에서 먹고 있는 동안 남편은 운전을 했다. 어쨌든 떨어진 당을 좀 올려주니 기운이 났다. 그제야 남편이 좀 불쌍한 생각이 들어 마이쭈를 하나 줬다. 그러고 나서 나는 마이쮸를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그냥 혼자 다 먹었다. 저녁때 남편이 말했다.


"나, 마이쮸 한 개만 줘 봐."

"없어."

"그걸 다 먹었다고?"

"그럼 다 먹었지. 그거 몇 개 들었다고 그래."


여행하면서 그동안 살을 빼고자 했던 결심이 다 흔들려 버렸다. 실제로 살도 조금 더 찐 것 같다. 우리 둘은 주먹을 불끈 쥐고, 건강한 식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아자아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릴 넘쳤던 부산 여행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