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이 말을 듣거나, 장래희망을 써내는 칸을 보고 불안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랬어요. 되고 싶은 '직업의 이름'을, 그것도 그 칸에 넣을 '하나만' 고르는 것은 정말 난제였죠.
호기심이 워낙 많아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관심사가 바뀔 때마다 하고 싶은 것도 달라졌거든요.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써서 제출하라고 할 때마다 어떤 것을 써야 할지 고민스러웠고, 거의 매번 답이 바뀌었던 기억이에요.
간호사, 천문학자, 선생님, 치과의사, 외교관, 통번역가, 마케터 등등. 너무 자주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다 기억도 안 나네요.
개중에는 어른들이 적기를 원하는 것을 주입받아 적은 것도 있었고, 이런 걸 적어내는 건 어차피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그냥 아무거나 흔한 것을 적어서 냈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야 내가 그랬던 이유를 알았어요. 한 TED 영상을 보고서요.
"Why some of us don't have one true calling"(어떤 사람들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인데 '완전 내 얘기다!'라고 생각했어요.
에밀리 와프닉이라는 분의 강연인데 이후 매우 화제가 되어 '모든 것이 되는 법'이라는 책도 출간하셨고요.
호기심과 관심사가 많고 다양한 당신,
하고 싶은 게 없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인 당신,
도저히 하나만 고르고 나머지는 포기하기 어려운 당신,
바로 다능인(Multipotentialite)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얼마 전에는 또 다른 강연을 보았어요.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 자체가 이미 정해진 직업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보라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너무 공감이 갔어요.
"저는 비행기가 되고 싶어요"라고 아이가 말하면 어른은 말합니다.
"아~ 기장이 되고 싶은 것이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아이의 꿈을 '기장'이라는 장래희망을 적는 네모칸에 들어갈 만한 단어 하나로 한정 지어 버리는 거죠.
비단 '다능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은 모든 아이들의 꿈을 가두는 양식장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엇을 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이에요.
누군가 말하길, 우리는 아역배우와 고등래퍼 빼고는 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어른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