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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혁신 스토리 5

AI 마케팅의 윤리와 책임,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AI는 마케팅을 똑똑하게 바꾸었다.


하지만 그만큼, 마케팅이 조심해야 할 선도 훨씬 더 복잡해졌다

오늘날 AI는 고객의 얼굴 표정, 말투, 클릭 패턴까지 읽어낸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광고”,

“취향을 예측하는 콘텐츠”,

“상황에 맞춘 맞춤형 메시지”를 뿌려낸다


이런 기술은 놀랍지만, 동시에 찜찜하다. 왜일까? 그 안에는 진짜와 가짜, 동의와 조작, 편리함과 침해의 경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 감정을 설계하는 마케팅의 시대


2024년, 미국 NBC는 파리 올림픽에서 AI로 생성된 감정 광고 'Dear Sydney'를 선보였다.

이 영상은 한 아버지가 딸을 대신해 올림픽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를 AI가 작성하고, 감성적인 나레이션과 음악으로 연출되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곧 AI가 만든 '가짜 감정'에 섬뜩함을 느꼈고,

결국 Google은 여론의 반발에 이 광고를 철회하였다

이를 본 사람들은 감동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진짜처럼 느껴지지만 진짜가 아닌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감정 조작형 콘텐츠’의 윤리적 이슈이다.

사람의 감정을 설계하고 유도하는 AI 마케팅은 정말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2. 듣고, 예측하고, 개입하는 광고


Cox Media Group은 2024년, 'Active Listening'이라는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마트폰 마이크를 활용한 대화 수집 기술을 상용화하였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허가 없이 주변 대화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타겟팅을 수행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단지 친구와 대화했을 뿐인데 곧장 관련 광고가 뜬다'는 경험을 SNS에 공유하며 논란이 확산되었고, 결국 Google은 CMG를 파트너사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소비자의 사적 공간까지 마케팅이 침투한 사례이며

정보 제공과 감시의 경계선을 묻게 한다.

마케터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3. AI ‘윤리 세탁’과 과장된 기술 마케팅


요즘 마케팅에는 ‘AI가 합니다’라는 문장이 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AI는 극히 제한된 부분만 쓰이거나, 실제론 사람이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과장된 표현을 일컬어 ‘AI Washing’이라고 부른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AI 기술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홍보하거나, 실질적으로 AI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AI 기반’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는 AI를 신뢰하고 있지만, 정작 브랜드는 그 신뢰를 ‘마케팅 전략’으로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AI가 트렌드가 되면서,

‘우리도 AI 쓴다’는 말만으로도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처럼 보이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신뢰와 진정성이 중요한 시대, 이러한 윤리적 과장은 반드시 재고해야 할 문제이다.


4. 알고리즘이 만드는 편향과 차별


AI는 과거 데이터로 학습한다

하지만 그 데이터에 이미 성별, 나이, 인종, 소득 수준에 대한 편견이 스며 있다면

AI는 그 편향을 그대로 재생산하게 된다


예컨대, 보험 마케팅에서는 고연령자에게 불리한 조건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거나

특정 성별에게만 제한된 혜택이 노출되는 식이다

이는 광고가 사회적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특정 집단을 무의식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2025년 발표된 논문 'Towards Equitable AI: Detecting Bias in Using Large Language Models for Marketing'은 대형 언어 모델(LLM)이 생성한 마케팅 문구에서 성별, 연령, 소득 수준 등에 따른 편향을 분석하였다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에서 나이든 소비자, 여성 소비자, 특정 소득층에 대한 고정관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이 밝혀졌다.

이는 AI 마케팅에서의 사회적 편향 문제를 강조하며, 공정한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마케터는 알고리즘을 그냥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담고 있는 사회적 맥락과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5. 브랜드는 어디까지, 소비자는 무엇을?


AI 기술은 분명히 마케팅을 더 효율적으로, 더 맞춤형으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그만큼 더 예민한 윤리적 판단과 선 긋기가 요구된다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지금 이 마케팅은 고객의 동의를 얻은 것인가?


감정을 자극하고 조작하는 방식은 아닌가?


AI를 과장하거나 위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소비자는 다음과 같은 권리를 인식해야 한다:


내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권리


내가 보고 있는 콘텐츠가 진짜인지 확인할 권리


나도 모르게 감정이 조작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각할 책임


정리하며


기술은 언제나 먼저 달리고, 윤리는 늘 뒤따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간극을 좁힐 시점이다


브랜드는 최소한 다음을 실천해야 한다:


감정형 콘텐츠 제작 시 AI 사용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때는 투명하게 공지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콘텐츠의 출처와 진위를 확인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워야 한다


AI는 윤리 없이 작동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윤리 없이 설 수 없다.



참고 자료:

NBC AI 광고 사례: https://www.vox.com/culture/365561/ai-ads-olympics-google-dear-sydney

Cox Media Group 도청 사례: https://nypost.com/2024/09/03/business/marketing-firm-spies-on-you-through-your-phones-microphone-report/

AI Washing 개념: https://en.wikipedia.org/wiki/AI_washing

편향 사례 논문: https://arxiv.org/abs/2502.12838

DMI 마케팅 윤리 가이드: https://digitalmarketinginstitute.com/blog/the-ethical-use-of-ai-in-digital-marketing

소비자 신뢰 조사 보고서: https://business.wsu.edu/ethical-marketing-survey-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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