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정훈 Jan 03. 2020

추억은 라디오를 타고 발라드로 흐른다

2달 전에 1년간의 사무실에서 먹고자던 생활을 청산하고 차로 30분 거리에 오피스텔을 얻었다.

출퇴근길 30분이 심심해서 듣기 시작한 라디오(오디오북을 듣기도 한다). 라디오에서 DJ의 저마다의 추억이 담긴 신청곡 소개와 함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중에서 발라드가 가장 좋았다.


얼마 전엔 임창정의 '소주 한잔'이 나왔다. 대학교 때 첫사랑을 못 잊어 저녁마다 소주 마시고 전화를 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노래를 들으며, 그 노래가 나왔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로 빠졌다. 친구들이 음치라고 놀리는 것이 싫어서, 여자 친구한테 잘 보이고 싶어 연습했던 노래. 임창정의 가수 은퇴 앨범으로 더 가슴 아팠던 노래. 야간 자율학습을 땡땡이치고 노래방 가서 불렀었던 노래. 나의 사춘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추억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34살이 된 지금 나에게도 소중한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밤 11시 30분. 사는 게 바빴는지 서운한 게 있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연락한 지 10년도 넘어 서먹서먹한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나: 국진이 맞나?

국진: 그래 정훈아 국진이 맞다~ ㅋㅋㅋㅋ

나: 잘지내낭

국진: 잘 지낸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ㅋㅋㅋ 뭔데 늦은 밤에 직설적인 안부다.


대화는 1시간 정도 이어졌다. 대구에서 공부하고 있단다. 비는 일정에 오겠단다. 날짜만 달라고 한다. 그리고 먼저 연락 줘서 고맙다고 했다. 1월 18일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 사회생활을 좀 빨리 시작했고,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나는 늘 친구가 없다고 했었다. 친구들은 내가 바쁠까 봐 연락 안 했다고 하더라. 역시 내가 문제다. 카톡 하나면 볼 수 있는데.... 이제 친구들에게 연락해야겠다.


노래는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발라드를 들으며, 그 시절을 추억하며 나를 위로하고 친구 만날 설렘으로 하루를 파이팅해본다.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작가의 이전글 고기 먹으러가요 대표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