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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Jan 05. 2020

엄마와 달리기

다음날이 기다려져서, 잠이 안 오는 날이 있다. 여행 가기 전날, 짝사랑하는 이와 첫 데이트하기 전날, 소풍 가는 날. 많은 날 중 나는 초등학교 때 운동회가 가장 기다려졌다. 운동회만 되면, 어머니가 운동화를 사주셨고, 치킨과 맛있는 도시락을 돗자리 펴놓고 먹으며 장난감도 샀다. 


몸치라 춤도 잘 못 추고, 구기 종목도 못했던 나는 운동회의 주인공은 아니었고, 1등도 못해봤다. 어느 운동회 날이었다. 달리기 종목에 출전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50m를 달리면 엄마가 나를 업고 50m를 달리는 룰이었다. 

"준비, 출발!" 이 들리자 미친 듯이 달렸다. 10명 중 4등으로 들어온 거 같은데 앞에 엄마를 찾으려고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달리다 멈췄는데 엄마가 어디서 번개처럼 달려와 나를 업고 달렸다. 엄마가 빠르단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결과는 1등. 성적도 운동도 평균이었던 내가 인생의 첫 번째 1등을 했다. 그때 엄마가 나를 1등 시켜줬으니, 나도 1등 해서 엄마를 도와줘야지 다짐했다. 아직 그 다짐을 다 이루진 못했지만 지키기 위해 난 오늘도 달린다.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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