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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Jan 07. 2020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역할

28살에 운명처럼 우리에게 온 첫 아이는 내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아버지가 되었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누군가의 사위가 되었다. 이전까지는 독단적인 판단으로 삶을 계획했다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졌다. 현재는 아이가 하나 더 생겨 7살, 5살의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가 되었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많은 책을 읽고 조언을 구하면서 나름대로 어떻게 키우면 좋겠다는 기준을 세웠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하나하나 나열해보겠다.



1. 내 인생을 살자

첫 아이를 탯줄을 자르고 안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선하다. 아이가 20살이 되면, 직업을 택하기 위한 판단을 하게 될 텐데,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20살이 된다면 "살고 싶은데로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아이가 "아빠는 그렇게 살지 않잖아요."라는 말을 한다면,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살지 않으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의 행동과 말을 따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살고 싶은데로 살아라."는 결국 나에게 하는 질문이었고, 현대차를 박차고 꿈꾸던 창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하고 나답게 사는 것이 결국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고, 자립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이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 믿는다.


2. 물고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

곤충학자가 실험을 했다고 한다. 번데기에서 변태 되는 나비를 관찰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힘겹게 보여 10%, 50%, 80% 정도 껍질이 벗겨졌을 때 칼로 껍질을 잘라주었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3가지 경우 모두 얼마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껍질을 벗는 과정을 이겨내야 비로소 날개를 펴고 스스로 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실험이다. 아이들을 평생 곁에 둘 순 없다. 아이가 성장하려면, 시련도 필요하다. 부모는 보다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줄 뿐 물고기를 잡아주어서는 안 된다. 상황에 맞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하고 헤쳐나갈 수 있게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3. 직업에 대한 메뉴를 늘리자.

나는 직장에서 몇 년간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나가는데, 주위에 한식집 밖에 없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한식 메뉴만 고를 것이다. 아이가 직업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케이스와 경험을 제공한다면 양식, 한식, 일식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직업을 고민하고 선택하지 않을까?


4. 친구가 되자

친구에게는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는다. 부모님이나 사장님, 선생님한테는 그렇지 못하다.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와 소통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의 프레임으로 조력을 한다면 아이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행복한 것이지, 다그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나도 위의 것을 모두 지키진 못하지만, 좀 더 노력하며 부모로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기준이 된다.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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