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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Jan 10. 2020

시간의 가치를 깨달은 계기

병을 대하는 태도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이렇게 시간관리 언제부터 하셨나요?"


그러면 22살 때부터라고 답한다. 22살 이전의 나와 그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르다. 21살, 2007년 2월에 군입대를 했다.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시작했고, 경험해보지 않는 추운 날씨 탓인지 감기에 자주 걸렸다. 여름을 제외하고는 기침을 달고 살았다. 상병으로 진급할 무렵 혹한기 훈련을 했다. 그때 기침이 너무 심해 말도 못 할 수준이었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버티며 근무를 했는데, 기침을 하면서 피가 나왔다. 간부에게 보고하고 춘천 병원에 갔다.


군의관이 폐에 농이 너무 많이 차서 폐 상태가 어떤지 모르지만, 폐종양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춘천 병원에서는 판단이 안되어 국군 수도병원으로 옮겼다. 몇 주의 농을 빼는 치료 속에서 고열과 싸웠다. CT 촬영과 폐 내시경을 했다. 결과는 이랬다.


병명 : CCAM (선천성 낭성 선종 양기형)

한쪽 폐의 국소에 다수의 낭이 형성되는 선천성 형성 이상을 말함.


아기 때는 잘 발견이 되지 않지만 폐가 자란 성인이 되어서야 확인이 되는 희귀병이었다. 폐를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1달 후 나는 폐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깨어보니 소변줄과 갈비뼈 사이에 2개의 관이 꽂혀 있었고, 산소호흡기도 코에 붙어있었다. 간호사와 의사들이 수시로 와서 체크를 하고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다투는 친구들도 보게 되었다. 어제는 멀쩡했던 친구가 죽는 것도 보았다. '나도 언젠가는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길지 않은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시간을 가치 있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고, 시간에 대한 공부와 관리 스킬을 쌓아왔다.


병을 얻은 덕에 내 인생은 변했다. 또, 폐가 안 좋은 탓에 담배를 하지 않고, 몸이 염려스러워 술도 거의 안 마신다. 유병장수라는 말이 있다. 병을 가지고 있으면 오래 산다는 의미로 병도 몸의 관리의 영역으로 본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고 좋은 패턴을 바탕으로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병이 없다고 하더라도 언제 병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병이란 안 좋은 습관과 패턴이 쌓여 나오는 몸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유병, 무병 상관없이 좋은 습관과 패턴이 행복하고 함께하는 이와 오래오래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는 게 하는 힘이 아닐까?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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